관월당 고이 돌려보낸 일본 주지, 포상금도 한국 문화재 환수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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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가 있었지만 미래는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관월당이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보존되길 바랍니다."
조선 왕실 사당으로 추정되는 목조건물 '관월당'이 100년 만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토 다카오 고토쿠인(고덕원) 주지는 23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 전시 개막식에 참석해 대통령 표창을 받고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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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월당은 한일 우호 상징, 오래 보존되길"
24일부터 경복궁서 관월당 부재 일부 전시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가 있었지만 미래는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관월당이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보존되길 바랍니다."
조선 왕실 사당으로 추정되는 목조건물 '관월당'이 100년 만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토 다카오 고토쿠인(고덕원) 주지는 23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돌아온 관월당: 시간을 걷다' 전시 개막식에 참석해 대통령 표창을 받고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고토쿠인 경내에 있던 관월당의 한국 귀환은 "문화유산은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토 주지의 오랜 신념에서 시작됐다. 민족학·고고학 연구자이기도 한 그는 2002년 고토쿠인 주지로 취임한 이래 관월당을 돌보며 반환을 모색했다. 그는 "조사하면 할수록 아주 중요한 건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든 이를 한국으로 돌려보내 귀향이 이뤄진다면 더없이 다행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관월당은 조선 후기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왕실 사당으로 추정된다. 1920년대 일본으로 반출돼 도쿄를 거쳐 고토쿠인에 자리 잡은 후 100여 년 동안 관음보살을 모시는 장소로 사용돼 왔다. 2010년 반환 논의가 있었으나 일본 내 일부 여론의 반발로 무산됐고, 2019년 재개된 논의는 이듬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토 주지는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해체 및 운송 비용을 자비로 부담할 정도로 관월당 귀환을 위해 노력했다.
사토 주지에게 대통령 표창을 전달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건 관월당을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 품에 돌려주신 사토 주지 스님의 숭고한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토 주지는 "관월당을 돌려보내는 과정에 참여한 한일 양국 정부와 전문가, 해체에 참여한 목수와 운송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과의 인연이 평생의 보물이 될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아울러 대통령 표창과 함께 받은 포상금을 한국 유산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24일부터 경복궁 계조당에서 여는 '돌아온 관월당' 전시회는 관월당 부재 일부를 일반에 공개한다. 화려한 단청으로 장식된 지붕 구조재 '종량', 지붕을 지탱하는 소형 부재 '초엽', 용·거미·박쥐·귀신 얼굴 등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기와 등이다. 모두 한국에서 제작된 부재라 관월당이 조선 왕실의 사당이었다는 유력한 근거로 여겨진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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