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풀어낸 학교폭력 예방…의성 옥산중 ‘체험형 수업’ 눈길
AI 진로체험까지 연계…체험 중심 교육으로 미래역량 키운다

무대가 열리자 교실의 공기가 달라졌다.
학생들은 듣는 대신 웃고 반응했고, 배우들은 대본을 넘어 객석과 눈을 맞췄다.
학교폭력 예방 수업이 '설명'이 아니라 '체험'으로 전환된 순간이었다.
옥산중학교(교장 임동환)는 지난 22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작 뮤지컬 '언제는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있었나요'를 학교 현장으로 직접 초청해 약 90분간 공연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강의식 전달을 벗어나 참여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예방 메시지를 전하는 시도였다.
공연은 'HAPPY CAFE'로 꾸며진 무대를 배경으로 전개됐다.
배우들은 무대 위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며 장면마다 반응을 끌어냈다.
무대 한쪽에 걸린 짧은 문구와 즉각적인 상호작용은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학생들은 웃고 호응하며 극에 몰입했고, 공연이 끝난 뒤에는 "재미있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학교 측은 이러한 현장 반응을 통해 기존 강의식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비교해 학생 인식과 태도에서 다른 변화 가능성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정량적 설문조사는 없었지만, 공연 중·후 드러난 참여도와 표정, 반응을 교육 효과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작품은 학교폭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인공 '만식'과 이를 이해하고 감싸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거운 주제를 웃음과 공감의 서사로 풀어내면서도,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공연 전반에 분명히 담았다.
학교가 가장 강조한 핵심은 즐겁게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도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임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공연 말미에는 콘서트 형식의 시간이 이어져 학생들이 함께 노래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이후 배우들과의 진로 상담 및 토크가 마련돼 예술 활동과 진로 이야기를 연결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돌아보는 기회도 제공했다.
공연을 관람한 한 학생은 "학교폭력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뮤지컬로 보니까 더 마음에 와닿았다"며 "웃으면서 봤지만 폭력은 절대 안 된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즉흥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학교는 지난해 연극 관람 경험에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던 점을 바탕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문화예술 요소를 접목했다.
다만 옥산중학교는 올해를 끝으로 폐교를 앞두고 있어, 오는 2026년 3월 1일 이후 졸업생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1·2학년 재학생은 의성여자중학교나 의성중학교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기 운영보다는 사례 공유를 통한 확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연기자들이 학생들과 직접 호흡하며 참여를 끌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공연 이후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강의식 교육과는 다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폐교를 앞둔 시점이지만 아이들이 이전 공연을 좋게 기억했던 점을 반영했다"며 "이 경험이 다른 학교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예방교육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옥산중학교는 지난 19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날 체험은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간단한 서비스를 구현해 보는 실습 중심 활동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게임과 체험 요소를 통해 인공지능이 정보를 탐색하고 문장을 생성하며 질문에 반응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으며, 팀별 활동을 통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AI 서비스 모델을 설계하는 실습도 진행했다.
단순 설명식 수업이 아닌 참여형 방식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임동환 교장은 "인공지능은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인 만큼 학생들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