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하나 안 대고 15분만에 샤워…5억 '인간 세탁기' 판매 시작

유지희 2025. 12. 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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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이른바 '인간 세탁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찌감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요양시설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목욕 보조 부담을 줄일 대안 기술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인간 세탁기의 기원은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목욕 보조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간 세탁기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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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기만 하면 자동으로, 샤워부터 건조까지
호텔·살롱서 실제 운영…1회 이용료 1만8000엔
출처=교도통신, 슈칸분슌


최근 일본에서 이른바 '인간 세탁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찌감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요양시설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목욕 보조 부담을 줄일 대안 기술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2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일본 가전업체 사이언스가 선보인 '인간 세탁기'의 실제 목욕 체험기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 장치는 사람이 기계 안에 들어가 앉거나 누워 있기만 해도 샤워부터 건조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 세탁기는 유선형의 캡슐 형태로 길이는 약 2m에 달한다. 외관은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슈칸분슌은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회복 장치 '메디컬 머신'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용자는 머리에 정발제를 바른 뒤 기계 안으로 들어가 등받이에 몸을 기대거나 눕는다. 이후 화면에 '주수(물 채우기)'라는 문구가 표시되면 발밑에서 온수가 분사되고, 약 350리터의 물이 불과 10여 초 만에 가슴 아래까지 차오른다. 물이 채워지면 자동으로 세정 단계로 넘어간다.

세정 단계에서는 미세한 기포인 '마이크로 버블'이 발생해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물에 몸을 담근 채 가만히 있기만 해도 세정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슈칸분슌은 이를 '불림 세탁'에 비유했다.

출처=교도통신, 슈칸분슌


세정과 동시에 등받이에 장착된 센서가 사용자의 심전도, 강도, 자율신경 상태를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신에 안정감을 주는 영상과 음악이 자동으로 재생되며, 물 온도와 수압, 거품량도 실시간으로 조절된다. 이후 목 위쪽과 얼굴, 머리를 향해 물줄기가 분사되는데, 이때 수압 역시 인공지능(AI)이 신체 상태를 분석해 조절한다.

샤워가 끝나면 배수가 이뤄지고, 강한 바람이 분사돼 전신을 말려준다. 샤워부터 건조까지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이다. 체험을 마친 슈칸분슌 기자는 "15분만에 전신을 골고루 씻겨준다"며 "목욕이 귀찮다는 목욕 거부족이나 혼자 목욕을 하기 힘든 이들에게 상당히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세탁기의 기원은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개된 초기 모델 '울트라 소닉 배스'는 큰 화제를 모았지만 상용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 사이언스는 지난 4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성능을 대폭 개선한 시제품을 다시 선보였고, 체험 신청만 4만 건 이상이 몰리며 관심이 폭발했다. 이용자들은 "정말 피부가 하얘진 것 같다", "이용이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요양시설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노인이 또 다른 노인을 간병하는 '노노간병' 사례도 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목욕 보조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간 세탁기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 제품은 주문 생산 방식으로 제작되며 가격은 6000만엔(약 5억6400만원)에 달한다. 제작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된다. 고가임에도 오사카 도톤보리 크리스털 호텔과 이케부쿠로 살롱 등에서 도입이 결정됐다.

현재 오사카 난바 지역의 도톤보리 크리스털 호텔 내 스파 시설에는 ‘미래 인간 세탁기’가 설치돼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용은 90분 단위로 가능하며, 1회 이용 요금은 1만8000엔(약 17만원)이다. 2명 이상부터 예약할 수 있고, 한 번에 최대 4명까지 이용 가능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본 내에서 약 8건의 생산 주문이 접수됐으며, 해외에서도 개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히라에 마사키 전무이사는 판매 목표에 대해 "최대 50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선 우리가 만든 것이 세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거기서 다음 전개를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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