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독립’ 외친 장동혁… 과거 전두환 재판 중도 포기
사법절차 공정성·임의배당 원칙 강조
광주 판사 시절 전두환 재판 불출석 허가
사직 하루 전 '지인 변호사' 보석 논란도
"말·행동 일치하지 않으면 진정성 없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며 '사법부 독립'을 강조했다. 그러나 광주·전남에서는 국회에서의 발언보다 판사 시절의 행적이 먼저 소환되고 있다.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재판을 총선 출마를 이유로 중도에 떠났던 결정을 두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2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며 연단에 섰다. 그는 "특정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누구도 자신의 재판부를 선택해선 안 된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국가를 멸망의 길로 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으로서 사법 절차의 공정성과 임의 배당 원칙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기억하는 '판사 장동혁'의 모습은 그의 주장과 온전히 겹치지 않는다. 장 대표는 지난 2019년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전두환 씨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장을 맡았으나, 전 씨 측의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불출석을 허가하면서 재판 지연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2020년 1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하면서 재판부가 교체, 공판 절차 갱신으로 재판은 다시 진행돼야 했다.

사직 직전 내려진 판단 역시 논란으로 남아 있다. 장 대표는 법원을 떠나기 하루 전인 2020년 1월 14일, 친분이 거론된 변호사가 맡은 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했다. 이후 해당 변호사는 보석을 성사시켜 주겠다며 의뢰인에게 1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이 변호사가 장 대표와의 관계를 "평소 밥과 술을 함께하는 사이"라고 진술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 대표에게 직접적인 형사 책임이 인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사직 하루 전이라는 시점과 인간관계가 얽힌 판단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지역사회에서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이병훈(동남을) 전 의원은 "전두환 씨 형사재판 담당 판사였던 장동혁 광주지법 부장판사의 자유한국당 입당은 법조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재판 불출석을 허가한 뒤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결정은 시민 정서와 배치된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후의 행보 역시 논란을 키웠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은 잘못이지만 탄핵은 절차상 위법했다"는 발언으로 논쟁을 불러왔고,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면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역의 불신은 최근 광주 방문에서도 표출됐다. 지난 11월 장 대표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을 당시, 81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참배를 저지하며 "과거 행적에 대한 설명과 사과가 먼저"라고 요구했다. 결국 장 대표는 헌화와 분향을 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장 대표가 국회에서 강조한 '사법부 독립'이라는 가치가 과거 판사 시절의 판단과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기록적인 필리버스터보다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의 연결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개시 이후 24시간이 지나자 국회법 규정에 따라 토론을 종료하고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장 대표는 토론을 마친 뒤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지가 있다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