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들끓는 시신에 락스·살충제…동거녀 살해한 30대의 은폐 수법

박선우 객원기자 2025. 12. 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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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3년6개월 간 살충제로 구더기를 잡아가며 시신을 은닉한 30대 남성이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4부(손승범 판사)는 최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38)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7년형을 선고하고 출소 후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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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강요한 뒤 생활 철저히 통제…가족과도 연락 끊도록 강요
별개 사건으로 실형 확정되면서 3년6개월만에 시신 발견
법원, ‘징역 27년’ 선고…“참혹하고 악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3년6개월 간 살충제로 구더기를 잡아가며 시신을 은닉한 30대 남성이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4부(손승범 판사)는 최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38)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7년형을 선고하고 출소 후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2021년 1월10일 인천 부평구의 한 원룸에서 동거하던 여성인 30대 B씨를 살해하고 3년6개월 가량 시신을 은닉한 혐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0월 일본의 한 가게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당시 이혼한 뒤 홀로 아들을 키우던 B씨를 처음 만나 이듬해 2월경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다만 A씨는 2017년 5월 불법 체류자 신분인 게 적발되면서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고, 이후 B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지 의심하며 B씨와 그의 지인에게 연락하는 등 집착적인 성향을 보였다.

불행의 시작은 A씨의 연락을 피하던 B씨가 2018년 2월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부터였다. 수술을 받은 모친의 병문안을 위해서였다. A씨는 B씨의 여권을 빼앗으며 동거를 강요했고, 결국 둘은 다시 인천의 한 원룸에서 동거에 들어갔다.

B씨는 일본 이주 당시 주민등록이 말소돼 계좌 개설이나 휴대전화 개통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를 악용한 A씨는 현금으로 생활비를 주고, 자신을 통해서만 가족이나 친구 등과 연락하도록 하는 등 B씨의 생활을 철저히 통제했다. B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B씨의 언니가 실종 신고를 하면서 잠시 B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A씨의 방해로 이조차도 이어지지 않았다. B씨는 사실상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A씨의 범행일은 본인의 3억원 규모 사기 범행에 따른 법원의 선고공판 하루 전이었다. 그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이 구속될 경우 옥바라지 문제, 생계 유지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였다. 결국 B씨가 '일본으로 아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나섰고, A씨는 그를 살해했다.

A씨는 완전 범죄를 위해 치밀한 노력을 기울였다. 범행 후 범행 장소를 수시로 드나들며 B씨의 시신에 락스를 섞은 물을 뿌렸고, 구더기 등을 잡고자 살충제를 뿌렸다. 주기적으로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하고 향을 태워 사체 냄새가 집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했다. 매월 월세 및 공과금을 정상 납부하거나 새로운 여성을 만나 딸을 출산하는 등 태연한 모습이었다.

A씨의 범행은 작년 5월 그의 형이 확정되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그가 구속돼 더 이상의 사체 관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A씨와 연락이 되지 않음을 인지한 건물 관리인은 방에서 악취가 나자 작년 7월 경찰에 신고했고, B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살인 범행으로부터 약 3년6개월만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체를 장기간 방치하고 은닉한 행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았다고 보일 만큼 참혹하고 악랄하다"면서 "실질적으로 사체를 모욕하고 손괴한 것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고 지탄했다.

아울러 "피해자는 생명이 꺼진 상태로 피고인의 통제 속에서 범행 장소를 벗어나지도, 가족들에게 소재를 알리지도 못한 채 홀로 남겨졌다"면서 "죄에 걸맞은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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