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 한계치’는 얼마?
엘리트 운동선수들 1년간 측정한 결과
기초대사량 2.5배 이상은 지속 불가능

신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운동선수조차도 넘을 수 없는 ‘대사 한계’(metabolic ceiling)라는 게 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칼로리)의 한계치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 한계치는 우리가 섭취한 식품을 몸속에서 에너지로 전환하는 소화기관의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 한마디로 우리 몸의 에너지 공급 기관인 소화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다. 만약 이 한계치를 넘어 에너지를 소비하면 우리 몸은 자신의 신체 조직을 분해해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며칠에 걸쳐 수백km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은 그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무대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정신력과 체력을 시험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생물학적 한계선을 넘나드는 경험을 한다.
미국 듀크대와 매사추세츠인문대 공동연구진은 지구력이 뛰어난 엘리트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1년간 측정한 결과, 30주 이상 장기간에 걸친 대사 한계는 기초대사량(BMR)의 2.4배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기초대사량이란 우리 몸이 호흡, 체온 조절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투입되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말한다. 쉽게 말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호흡 등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에 사용되는 칼로리다. 보통 하루에 소비하는 총에너지의 60~70%가 기초대사량이다. 사람마다 키, 체중, 나이, 성별, 근육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은 개인차가 크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기간이 짧을 경우 우리 몸은 기초대사량의 약 10배까지 소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11시간 아이언맨 트라이애슬론에서는 기초대사량의 9.4배, 25시간 울트라마라톤에서는 기초대사량의 8.5배를 기록한 사례가 나왔다.

단기간엔 기초대사량의 10배도 가능
연구진은 엄청난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하는 정상급 선수 14명(여성 2명)을 대상으로 이 가설이 실제와 부합하는지 검증에 나섰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울트라마라톤 선수 10명, 울트라마라톤 겸 울트라 트라이애슬론 선수 1명, 울트라마라톤 겸 아이언맨 3종 경기 선수 1명, 아이언맨 3종 경기 선수 1명, 울트라 사이클 선수 1명이다. 평균 나이는 37살이었다.
연구진은 선수들에게 경기와 훈련 기간 동안 이중표지수(Doubly labeled water)를 마시도록 했다. 이중표지수란 물 분자를 구성하는 수소와 산소를 각각 안정동위원소(수소는 중수소, 산소는 산소동위원소18)로 치환한 물이다. 두 원소는 대사 과정을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대부분은 소변과 땀을 통해 물 형태로, 산소동위원소18 일부는 이산화탄소 형태로 배출된다.
따라서 소변으로 배출된 양을 측정하면 이산화탄소로 배출된 양을 알아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비한 칼로리를 추정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다른 활동 줄여
마라톤 선수이기도 한 논문 제1저자 앤드류 메스트 매사추세츠인문대 교수(인류학)는 “짧은 기간에 한계를 넘는 건 나중에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몸이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운동선수들이 달리기, 사이클, 수영을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무의식적으로 걷기 등 다른 활동에 쓰는 에너지를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운동 후의 수면, 휴식, 영양 섭취 등은 우리 뇌가 생체 시스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라는 걸 시사한다. 예컨대 울트라마라톤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경기 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신체가 생식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중표지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이번 연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중표지수는 에너지 소비량 측정 지표로 가장 정확하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그동안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측정 결과는 선수들의 신체 조건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한계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더 뛰어난 선수들이 제외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영양학의 발전으로 운동선수들의 에너지 소비 능력이 더 좋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베스트 교수는 “하지만 대부분은 이 대사 한계에 절대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초대사량의 2.5배에 도달하려면 1년 동안 하루 평균 17km를 달려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부상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논문 정보
Ultra-endurance athletes and the metabolic ceiling.
DOI: 10.1016/j.cub.2025.08.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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