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홈플러스 인수하라" 빅딜론 띄운 정치권

유엄식 기자 2025. 12. 23.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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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약 6개월간 진행한 기업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법원 회생계획안 제출시점도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담보여력 등을 고려할 때 현금투자 1조원 이하로 인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인수 이후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우발채무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핵심 인수조건인 전직원 고용승계는 쿠팡뿐 아니라 어떤 기업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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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전 M&A 사실상 실패… 2만명 실직위기
정부 고강도 제재 시사 속 사회적 책임론 부각

홈플러스가 약 6개월간 진행한 기업회생 인가 전 M&A(인수·합병)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법원 회생계획안 제출시점도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최후의 '빅딜 카드'로 쿠팡이 거론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약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논란을 일으킨 쿠팡에 대해 정부가 영업정지를 검토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에서 쿠팡의 영업정지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22일 정치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권 안팎에선 3370만개 고객계정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한 쿠팡이 "홈플러스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 연매출 5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유통업계 1위 쿠팡이 매출 90%가량을 국내에서 올리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직원 2만명의 고용문제가 걸린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이번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단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그동안 홈플러스 M&A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때마다 인수의향이 없단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에도 쿠팡 내부에선 "공식적으로 홈플러스 인수를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며 발을 빼는 모습이다.

다만 이전과 달리 지난달말 정보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국내 사업여건이 '악화일로'란 게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쿠팡 사례를 수차례 언급하면서 관계부처에 고강도 경제적 제재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위원회는 이번 사건조사와 동시에 징벌적 과징금, 영업정지 등 다양한 처벌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약 쿠팡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이런 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단 게 여권 일각에서 제기한 '빅딜론'의 배경이다.

그럼에도 유통업계에선 쿠팡의 홈플러스 인수 카드는 현실성이 낮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홈플러스의 부동산 담보여력 등을 고려할 때 현금투자 1조원 이하로 인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인수 이후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우발채무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핵심 인수조건인 전직원 고용승계는 쿠팡뿐 아니라 어떤 기업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쿠팡이 그동안 9조원을 투자해 전국 물류망을 갖췄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사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한국인인 박대준 전 쿠팡 대표가 물러나고 후임에 미국인 해럴드 로저스가 선임된 것도 정치권의 빅딜 카드 협상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사태 해결TF(태스크포스)'는 앞서 홈플러스를 연합자산관리(유암코)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적 구조조정 전문기관에 맡겨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는 방안을 검토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악화한 재무상황을 볼 때 이런 중장기 차원의 해법은 실효성이 낮단 지적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자금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대형 할인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고 납품물량 회복이 지연돼 자금여력이 한계에 이르렀다. 회사 경영진이 지난 16일 직원들에게 12월 급여 분할지급을 통보한 건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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