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하다 가상 정책토론회] 섬 주민이 묻고, 행정이 답하다
직거래 장터·폐그물 처리·홍어 가공센터·등대 탐방로 등 요구

인천일보 디지털 프로젝트 <섬, 하다>는 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가상 정책토론회를 기획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개발이 아니다. 공항 개항에 맞춘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조성, 악취 문제를 해결할 폐그물 처리 시스템, 섬에서 홍어를 말릴 수 있는 가공 시설, 그리고 아름다운 등대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탐방로와 같이 생활이 나아지는 변화에 가깝다. 이번 가상 정책토론회는 섬 주민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 사이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다. 각 섬을 대표하는 주민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인천시와 옹진군이 이에 답하는 방식이다. 주민들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 섬 지역이 안고 있는 과제들을 들여다본다.
Q "백령공항 생기면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도 만들어주세요"
장태헌 백령도선주협회장

"2030년 백령도에도 공항이 생기잖아요. 그럼 관광객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공항 개항에 맞춰 공항 주변에 꼭 장터 공간을 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장터는 섬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였으면 좋겠습니다. 공항 근처에 면세점처럼 들렀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다시마 같은 특산품을 바로 사고 팔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백령도에는 다시마를 비롯해 농수산물 특산물이 정말 풍부해요. 특히 종묘 배양 기술을 잘 활용하면 고품질 다시마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주민 소득도 올리면서 수산 자원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 "내년 배후부지에 6차 산업 시설 추진 중이고, 개발계획 수립 예정입니다"
인천시 항공과 공항시설팀
"백령공항 배후부지에 상업 시설 부지가 포함돼 있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처럼 농수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형태는 아닙니다. 대신 배후 부지에 농수산물을 가공·판매할 수 있는 이른바 '6차 산업' 시설을 두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수산업에 2차(제조·가공), 3차(유통·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산업 구조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인 시설 명칭이나 규모, 운영 주체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백령공항 배후부지 개발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재조사 중이며 내년도 하반기 구체적인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향후 식품가공센터와 같은 시설이 들어서면 백령도 농수산업이 제조·가공·서비스와 연계되면서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연평도 꽃게 폐그물로 인한 악취가 심해 견딜 수 없어요"
김기호 연평바다살리기영어조합법인 이사

"연평도 구리동 해양쓰레기 적치장에 가보면 폐그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연평도는 북한과 인접해서 야간 조업이 금지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어민들은 낮에 그물을 걷어 마을로 가져와서 꽃게를 분리하는데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어린 꽃게가 걸린 그물은 일일이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적치장으로 가는 구조예요. 올해 여름 해양환경공단이 500여t의 폐그물을 치웠는데도 가을꽃게 철이 되자 폐그물이 다시 아파트 2층 높이로 쌓였습니다. 썩은 꽃게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나오고, 악취가 너무 심해 주민들이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올해부터 해양쓰레기 전용 수거선 '옹진청정호'가 투입됐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솔직히 체감이 잘 안 됩니다. 옹진군이 월 10회 운항한다고 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계획했던대로 쓰레기 좀 제대로 치워졌으면 좋겠습니다."
A "내년 해양쓰레기 선별·처리·재활용 전처리시설 구축안 마련했습니다"
옹진군 해양시설과 해양산업팀
"옹진청정호는 지난 4월 29일 운항을 시작해 올해 9회 운항하며 연평도에서 폐그물을 포함한 해양쓰레기 1100여t을 수거했습니다. 당초 목표량은 1700t이었습니다. 처리량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정식 계류시설이 없어 대형 선박과 함께 출입항해야 하고, 물때나 기상 조건이 맞지 않으면 운항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선박 고장으로 목포에서 수리 중이며, 복구까지는 보름 정도 걸릴 예정입니다. 올해 폐그물을 처리하면서 예상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을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연평도 해양쓰레기 2600여t수거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옹진청정호는 인천내항에 임시 계류하지만 인천항 1·8부두 재개발 착공으로 관내 어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연평도 내에 해양쓰레기 선별·처리·재활용이 가능한 전처리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Q "대청도 홍어, 섬에서 직접 가공할 수 없을까요"
김형진 모래울 마을 협동조합 이사장 겸 대청도 특성화사업추진위원장

"대청도는 삭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홍어도 유명하지만, 말린 홍어가 일품이에요. 말린 홍어를 오징어처럼 찢어 양념에 볶아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탕에 넣어 해장국처럼 끓이기도 하죠. 문제는 유통 시스템이에요. 말린 홍어는 식품 가공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가공·포장 과정에 허가가 필요해요. 근데 옹진군에는 이걸 처리할 시설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전북 군산 같은 다른 지역에서 가공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운송비와 가공비가 더해져서 수익이 줄어들고, 결국 소규모 판매에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됩니다. 대청도처럼 원물이 풍부한 섬에서 직접 가공까지 할 수 있도록 인천시나 옹진군에서 식품가공센터를 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A "전용 건조장 설치 계획 세웠고, 행안부 승인 절차 중입니다"
옹진군 경제정책과 도서특성화팀
"2020년에는 대청도 대청3리에 홍어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저온 저장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주민 요구를 반영해 홍어 전용 건조장을 짓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애초에는 홍어 회뜨기 체험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수익성을 고려해 홍어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건조장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사업비는 약 3억 원 규모로, 행정안전부 섬 특성화 사업(국비·시비·군비 8:1:1) 일환으로 추진됩니다. 건조만 해도 식품 가공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건조장이 들어서면 대청도에서 직접 홍어 가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시설이 생기면 계절·날씨와 상관없이 상시로 홍어를 건조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행안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승인을 받으면 내년에 관련 용역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소청등대 한눈에 볼 탐방로 만들어주세요"
박준복 소청도 이장

소청등대는 해양수산부 '이달의 등대'에 선정된 곳이에요. 그 덕분에 소청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조금씩 늘고 있어요. 전국에 있는 등대를 순례하며 마지막 코스로 소청도를 찾는 분들도 꽤 있고요. 관광객들이 등대에 올라가서 풍경을 보고 다들 놀라세요. 여기만큼 경치 좋은 곳이 없다고요. 그런데 등대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래에서 올려다봐야 하는데, 그 지점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정부나 인천시가 예산을 지원해 주면 등대 아래에서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 같은 탐방로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더 많은 관광객이 소청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또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A "설치 타당성 살펴보고, 사업성 있다면 지원 요청 계획입니다"
옹진군 관광문화과 관광개발팀
"소청등대 탐방로 설치에 대한 주민 의견은 이미 공식적으로 접수된 상태입니다. 도서 지역 전반에 '볼거리·즐길거리'를 확충하기 위해 면 단위로 관광개발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소청도 등대 탐방로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면 소청등대 주변에 탐방로를 설치하는 것이 타당한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내년 약 3000만~4000만원 규모의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해 예상 관광객 수, 사업비 규모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 결과 사업성이 있다면 인천시나 해양수산부에 사업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 인터랙티브 기사 링크: <섬, 하다_가상 정책토론회>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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