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중의 국보' 단 한 점을 위한 전시관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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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으로 발을 내딛자 향 냄새가 먼저 감각을 건드린다.
백제금동대향로 한 점만을 위해 설계된 전시관이 문을 연다.
백제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향을 토대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이다.
전시관 개관에 맞춰 새롭게 출간된 '친절하고 아름다운 향로 해설서'의 영문 번역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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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博, 금동대향로관 개관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딛자 향 냄새가 먼저 감각을 건드린다. 눈이 서서히 어둠에 익숙해질 즈음, 시야가 한 곳으로 모인다. 백제금동대향로가 고요히 서 있다. 오롯이 유물 한 점에 집중하는 순간이다.
백제금동대향로 한 점만을 위해 설계된 전시관이 문을 연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대향로관'을 23일 개관한다. 유물 한 점을 단독 건물에서 조명하는 국내 최초 전시관이다.
전시는 설명을 앞세우는 대신 유물을 둘러싼 공간과 감각으로 관람을 이끈다. 전시관의 중심은 백제금동대향로가 놓인 77평의 전시실이다. 관람객은 산길을 연상시키는 굽이진 동선을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입구에서는 곧장 유물이 보이지 않는다. 동선의 끝에서야 비로소 금동대향로와 마주하도록 설계됐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높이 62.3㎝의 대형 금동 향로로 불교·도교·유교의 사상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대표적 유물이다. 하단부는 용이 입에 연꽃을 물고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지하에서 천상으로 이어지는 생명의 상승을 상징한다. 받침의 연꽃은 정화와 재생의 의미가 담겨 있다. 산봉우리와 구름, 신선과 동물이 어우러진 중단부는 인간과 신이 공존하는 이상세계를 형상화했고, 꼭대기의 봉황은 천상의 세계를 뜻한다. 용의 발톱과 얼굴, 봉황의 깃털, 산봉우리의 구름 무늬 등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전시실은 빛을 최소화했다. 어둠 속에서 조명은 향로에만 집중된다. 전시실 상부는 향로의 재질을 연상시키는 금속 계열 마감재가 사용됐다. 조명이 비칠 때마다 빛이 은은하게 반사되며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이 공간에는 옅은 향이 흐른다. 백제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향을 토대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향이다.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던 백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청각 역시 전시의 일부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이 포함된 그룹 '박백수'가 백제인의 숨결을 상상하며 만든 연주곡이 낮게 깔린다.
전시실 벽을 따라 설치된 일체형 의자에 앉아 관람객은 감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전시실 디자인은 서울 북촌의 예술 공간 푸투라 서울을 설계한 백종환 WGNB 대표가 맡았다. 동선, 재료, 빛의 방향을 통해 유물에 집중하도록 구성했다.
백제대향로관은 지상 3층 규모의 건물로 조성됐다. 기존 상설전시실과 연결된 1층은 향로 하부의 수중 세계를 모티프로 한 미디어 아트로 구성된다. 시각 중심의 관람에서 벗어나기 위한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됐다.
정보 공간 '향·음(香·音)'에선 백제금동대향로 재현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백제시대에 향으로 피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향과 백단향의 향을 맡을 수 있다. 향로 뚜껑 위에 표현된 다섯 연주자의 악기 소리를 듣는 음향 체험도 가능하다. 전망대인 '향·유(香·遊)'에서는 전시 관람을 마친 뒤 백제의 옛 수도였던 부여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해설도 강화했다. 전시관 개관에 맞춰 새롭게 출간된 '친절하고 아름다운 향로 해설서'의 영문 번역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가 맡았다.
[부여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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