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과 정권, 보이지 않는 전투 중”

김민서 기자 2025. 12. 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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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한반도연구회 대토론회 “시장과의 싸움에서 이긴 정권 없어”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22일 “북한의 시장과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북한 정권 사이에 ‘히든 배틀’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스1

김 교수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통일과나눔 재단 후원으로 ‘공감한반도연구회’가 개최한 ‘10가지 질문: 북한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 정권 차원에서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전투는) 만만치 않은 싸움”이라며 “매우 어려운 전투로 보이고 (전 세계 역사에서 시장과의) 전투에서 시장을 이긴 정권은 없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시장 활동과 한류 확산이 결합될 때 북한 체제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과 시장을 통제하려는 북한 당국 간 긴장 구도는 매우 깨지기 쉽다”고 했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북한 주민들의 식량 접근권은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권은 좋아진 측면이 있고 북한 당국의 통제력이 상승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연구위원은 “과거 대규모 아사자가 속출하던 때처럼 큰 식량 위기가 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다만 북한 당국의 시장 통제로 분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민생은 상당히 어렵고 경우에 따라 (소득이 낮은 경우) 더 힘든 사람들이 있지만 북한 정권 차원에서는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닌 것”이라고 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향후 북한 당국의 움직임에 대해 “식량 등 시장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북한 김정은은 주민들이 자꾸 남쪽을 바라보고 이게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과 연결되니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에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류를 차단하기 위한) 법을 만들어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시장 통제는 가장 중요한 사회 통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체제는 통제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사회이고 통제력은 정권의 안정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경제 관리를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꾼다는 건 어마어마한 체제 변혁인데 북한으로서는 이걸 용납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이 김주애 존재를 부각하고 나선 데 대해 김 전 차관은 “지금 북한이 김주애를 노출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후계자로 다루고 있다”며 “후계자와 2인자는 완전히 다른데 후계자는 의전이 지도자와 동급”이라고 했다. 김주애에 대한 의전이 김정은과 동급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전 차관은 “현재로서 4대 세습이 이뤄진다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텐데 북한의 경제 사정과 대외 관계를 볼 때 과연 안정적 세습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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