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에 동물단체 반발…“아사 유도는 위헌” 헌법소원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비둘기 먹이 주기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개정 야생생물법을 두고 동물단체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비둘기 개체 수 관리라는 명분과 달리 사실상 굶겨 죽이는 방식의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동물권단체 케어와 한국동물보호연합,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 모임’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를 가능하게 한 야생생물법과 이에 근거한 각 지자체 조례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 청구 사실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개정 야생생물법은 비둘기 개체 수 조절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먹이 공급을 차단해 비둘기를 아사에 이르게 하는 정책”이라며 “이는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대안으로 불임 먹이 정책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불임 먹이를 활용한 관리 정책을 시행한 결과 스페인에서는 비둘기 개체 수가 약 55%,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시에서는 약 50% 감소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와 함께 비둘기를 포함한 ‘유해야생동물’ 지정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폐지도 촉구했다.
문제가 된 개정 야생생물법은 지자체장이 조례를 통해 유해야생동물에 대한 먹이 주기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1월 24일부터 시행됐다. 법에서는 서식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 분변이나 털 날림 등으로 문화재 훼손, 건물 부식 등 재산상 피해나 생활 불편을 유발하는 집비둘기 등을 유해야생동물의 예로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개정 법률에 맞춰 ‘서울시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금지에 관한 조례’를 마련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비둘기나 까치 등으로 지정된 유해야생동물에 먹이를 주다 적발될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동물단체들은 “공존을 위한 과학적이고 인도적인 관리 방안이 있음에도 가장 극단적인 방식부터 택한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가 해당 법률과 조례의 위헌성을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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