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많이 찍는 한국, 방사선 노출량도 세계 최고···“불필요한 촬영 줄여야”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 방사선 피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00명당 의료영상검사(CT) 촬영 건수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영상 검사 위험성에 대한 낮은 인식과 불필요한 중복 촬영 관행이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2일 합리적 의료영상검사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CT 촬영 건수는 333.5건으로 OECD 평균(177.9건)보다 155.6건이나 많아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5년간(2020~2024년) CT 촬영 인원은 591만명에서 754만명으로 27.5% 증가했고, 촬영건수 역시 1105만 건에서 1474만 건으로 33.3% 증가했다.

CT 촬영이 늘면서 환자들의 방사선 노출 역시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노출량은 ‘유효선량(mSv·밀리시버트)’이라는 단위로 환산하는데, 쉽게 말해 검사로 몸이 받은 방사선의 양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국민 연간 평균 노출량은 2.1mSv로, 장시간 비행으로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항공기 승무원(1.72mSv)보다 높았다. 특히 병원에서 방사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작업 종사자의 연평균 노출량(0.28mSv)과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1년 동안 유효선량이 100mSv를 넘긴 사람은 4만8071명(0.6%)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촬영 횟수는 13.2건이었다. 이는 전체 평균(2.0건)의 6.6배로 이들이 촬영한 총 CT 촬영건수가 전체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방사선방어학회(ICRP) 등에 따르면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를 초과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0.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간 50mSv 초과자는 21만6860명(2.9%)으로 전체 촬영건수의 11.3%를 차지했다.

공단은 ‘과다 촬영’이 불필요한 중복 검사 관행뿐 아니라, 의료방사선에 대한 국민의 이해 부족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공단이 지난 9월 전국 성인 1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1.4%가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도 방사선이 발생한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반면 본인의 과거 촬영 이력을 조회해 중복 검사를 스스로 막을 수 있는 ‘의료영상검사 이력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은 전체의 26.6%에 불과했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복부 CT를 한 번만 찍어도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1년 치 평균 피폭량보다 24배나 많은 방사선(약 6.8mSv)에 노출되는 셈”이라며 “불필요한 의료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단은 누리집과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을 통해 본인의 CT촬영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영상검사 이력조회(이력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12세 미만 아동의 일반 촬영(X-ray) 이력까지 조회 범위를 확대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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