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녹인 온정···광산구 연탄 가구에 전해진 따뜻한 손길

강주비 2025. 12.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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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겨울 추위가 본격화된 가운데, 광주 지역사회가 에너지 취약가구에 연탄을 전달하며 이웃의 겨울나기에 온기를 보탰다.

법인 이사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마련한 연탄 600장을 이날 에너지 취약계층 2가구에 나누는 봉사가 진행됐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이 발간한 '2025년 전국 연탄사용가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에는 821가구, 전남에는 2천57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연탄 사용 가구는 겨울철 6개월 동안 통상 1천~2천장의 연탄을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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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자원봉사센터 연탄가구 2곳
연탄 600장 후원…직원들 직접 나눔
노부부 “기한 놓쳐 연탄쿠폰 못 받아”
“올겨울 따뜻하게 날 수 있어 감사"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연일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겨울 추위가 본격화된 가운데, 광주 지역사회가 에너지 취약가구에 연탄을 전달하며 이웃의 겨울나기에 온기를 보탰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의 한 주택가. 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 법인 임원과 직원 20여명이 골목 입구에 모였다. 노부부가 사는 연탄 가구에 연탄 300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법인 이사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마련한 연탄 600장을 이날 에너지 취약계층 2가구에 나누는 봉사가 진행됐다.

연탄을 전달받을 정국채(90)·신종덕(87)씨 부부의 집은 차량이 들어설 수 없는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봉사자들은 리어카에 연탄 50여장을 싣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섰다. 리어카가 집 앞에 멈추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봉사자들은 자연스럽게 한 줄로 늘어섰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강주비 기자

별다른 구호는 없었지만, 연탄은 봉사자들의 손에서 손으로 끊임없이 옮겨졌다. 처음 호흡을 맞춘 현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동작은 매끄러웠다. 연탄을 내려놓는 손과 받아 드는 손이 쉬지 않고 이어졌고, 골목에는 리어카 끄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 가득 찼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7㎏. 같은 자세로 수백 차례 연탄을 옮기다 보니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 봉사자는 "한 사람당 300번씩 연탄을 들어야 하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이 연탄 한 장으로 어르신들이 따뜻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힘을 낼 수밖에 없다"며 웃어 보였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친 가운데, 나눔 대상자인 노부부의 연탄 창고가 가득 차 있다. 강주비 기자

비어 있던 창고에 연탄이 차곡차곡 쌓여가자, 정씨 부부의 얼굴에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미소가 번졌다.

정씨 부부에게는 매년 500여장 상당의 정부 연탄 쿠폰이 제공되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서툰 신씨가 신청 안내 문자를 제때 확인하지 못하면서 올해는 신청 기한을 놓쳤다. 이로 인해 노부부는 올겨울 난방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추위를 버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신씨는 "연탄을 쓰는 방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기름보일러를 쓴다"며 "기름값이 너무 비싸 겨울에는 주로 연탄방에서 지내는데, 연탄이 없으니 전기장판으로 버텨보려다 너무 추워 결국 보일러를 틀었다. 난방비 걱정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강주비 기자

1시간여에 걸친 연탄 나르기가 끝난 뒤, 노부부는 준비해 둔 초코과자와 음료를 봉사자들에게 건넸다. 봉사자들은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신씨는 굽은 손으로 끝까지 과자와 음료를 쥐여 줬다. 봉사자들이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 부부는 집 앞에 서서 연신 손을 흔들었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이 발간한 '2025년 전국 연탄사용가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에는 821가구, 전남에는 2천57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광주는 73.9%, 전남은 84.8%가 기초수급·차상위·소외계층 등 취약계층이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강주비 기자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 한 주택에서 (사)광산구자원봉사센터 법인 임원 및 직원 20여명이 연탄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강주비 기자

광주 남구 남선연탄 공장 폐업 이후 광주·전남은 전북 전주에서 연탄을 들여오고 있으며, 운송비 부담이 더해지면서 연탄 가격은 광주 장당 1천원, 전남 일부 지역은 1천100~1천200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연탄 사용 가구는 겨울철 6개월 동안 통상 1천~2천장의 연탄을 소비한다.

광산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불경기로 후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법인 이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연탄을 마련해주셨다"며 "직원들도 현장에서 직접 연탄을 나르며 이웃의 겨울을 함께 준비하고 싶다는 데 뜻을 모아 이번 봉사에 나섰다. 작은 손길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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