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내 세금이 통일교 성지순례에 쓰인다? '정교일치' 실험장이 된 가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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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경기도 가평 ‘성지’로 여기며 각종 종교시설 건설
건설 과정에서 가평군으로부터 인허가 특혜 의혹도
세금 80억 들인 선착장 건설 사업, 통일교 ‘성지순례용’으로 기획 의혹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통일교’ 입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통일교 관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위법 행위를 한 종교단체는 해산시켜야 한다” 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어요.😰

뉴스타파는 수 개월 전부터 통일교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취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일교의 본부가 있는 경기도 가평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취재를 이어왔는데요.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통일교는 가평에 거대한 궁전 모양 종교시설을 짓는가 하면, ‘성지순례’ 용도로 보이는 유람선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통일교와 가평군 측이 유착해 각종 특혜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통일교 내부에는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정교분리 원칙을 부정하고, ‘정교일치’ 사회를 만들려 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경기도 가평에서 일어나고 있는 통일교의 ‘정교일치 실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통일교는 경기도 가평에 어떻게 거대 종교 시설을 지었을까?
ㆍ 이 과정에서 가평군 측에서 특혜를 받은 것은 없었을까?
ㆍ 통일교와 가평군의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또 무엇이 있을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통일교, “박물관 짓겠다”며 거대 종교시설 건설… 가평군 ‘인허가 특혜’ 의혹도
ㆍ 경기도 가평 근처를 지나다 보면 산 중턱에 위치한 새하얀 궁전 같은 건물 3개가 눈에 띕니다. 이 궁전 3개가 모두 통일교의 건물인데요.😰 제일 위에 있는 건물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거주지로 알려진 ‘천정궁’, 두 번째가 교육·사무 공간인 ‘천승전’, 그리고 제일 아래는 통일교에서 말하는 지상 천국을 구현한 ‘천원궁’ 이라는 건물입니다.

ㆍ 특히 제일 아래에 있는 ‘천원궁’은 부지 넓이만 56,000 제곱미터로, 무려 축구장 8개 규모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이 ‘천원궁’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가평군이 통일교 측에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어요.
ㆍ 원래 천원궁이 위치한 장락산 부지는 대부분 농업용 시설만 지을 수 있는 ‘농림지역’이나 4층 이하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보전관리지역’이었습니다. 즉 원래는 천원궁 같은 초대형 종교시설을 지을 수 없는 부지인 셈이죠.🤔
ㆍ 그런데 통일교는 해당 부지에 ‘박물관을 세워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 라며 가평군의 인허가를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건물이 완공되자, 이번에는 ‘건물을 박물관이 아닌 종교시설로 사용하게 해달라’ 라고 요청했어요.😰
ㆍ 원래 농림 지역인 토지에 박물관을 짓겠다고 해놓고, 막상 건물이 완공되니 종교 시설로 쓰겠다며 말을 뒤집은 셈인데요.🤔 황당한 것은 가평군에서 이 요청을 그대로 들어줬다는 것입니다.
ㆍ 심지어 가평군은 당시 ‘서면 심의’만으로 통일교 측 요청을 승인했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다고 합니다. 가평군이 통일교 측에 인허가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에요.
세금 80억 투입된 가평군 사업, 알고 보니 통일교 ‘성지순례’용?
ㆍ 통일교와 가평군의 특별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가평군이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북한강 천년뱃길’ 사업인데요.
ㆍ 이 사업은 가평군 청평호에 공공 선착장을 조성해, 관광용 유람선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사업이에요. 2025년 현재 가평군이 이 사업에 투입한 세금은 약 80억 원으로 집계됩니다.
ㆍ 그런데 사실 이 사업은 가평군이 선착장을 조성하고, 그 위에 통일교가 유람선을 띄우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실제로 가평군의 사업 현황 문건에는 통일교 산하 단체인 ‘HJ천주천보수련원’이 포함돼 있기도 해요.
ㆍ 실제로 취재진이 해당 유람선을 타보니 이상한 점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먼저 선착장부터 통일교 신자들이 모이는 ‘천주천보수련원’ 근처에 있었고, 이 선착장에는 ‘HJ크루즈’ 라는 이름의 유람선이 다니고 있었는데요.
ㆍ ‘HJ’는 통일교가 강조하는 효(孝)와 정(情)을 합쳐놓은 ‘효정’을 의미합니다. 또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이름 ‘학자’의 영문 이니셜이기도 합니다. 즉 유람선 ‘HJ크루즈’ 역시 통일교가 운영하는 유람선으로 추정됩니다.
ㆍ 이 유람선의 동선도 이상했습니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통일교 수련원 외벽에 붙어 있는 한학자 총재와 문선명 전 총재 부부의 대형 사진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약 15분이 지나도 이 사진은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단지 유람선을 탔을 뿐인데 통일교 총재의 사진을 반강제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ㆍ 뉴스타파는 또 취재 과정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천년뱃길 사업 자체가 통일교 ‘성지순례’를 위해 기획됐다는 이야기였어요. 또한 이 사업이 원래 통일교 측의 제안에서 시작됐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ㆍ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가평군이 세금 80억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북한강 천년뱃길 사업은 통일교가 신도들의 성지순례를 위해 기획한 것이라는 말이 됩니다.😰 특정 교단의 종교적 목적을 위해 수십억 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된 셈이죠.
ㆍ 다만 가평군 측에서는 “천년뱃길 사업은 가평군민과 모든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 이라며 통일교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ㆍ 우리나라 헌법 20조는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즉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종교가 정치에 관여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원칙인데요.
ㆍ 그런데 통일교는 여야 정치인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여온 정황이 드러나는가 하면, 오늘 살펴본것처럼 세금으로 성지순례 사업을 추진하고, 인허가 특혜를 받는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유착 의혹도 있습니다. 정교분리의 원칙을 지키긴커녕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양새죠.
ㆍ 심지어 한 통일교 간부는 대놓고 정교분리를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헌법은 정교분리를 말하지만 참부모님(한학자)은 정교일치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라며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ㆍ 통일교 내부에서는 일명 ‘가평복귀’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는데요. 이는 경기도 가평을 통일교의 ‘성지’로 여기며,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직접 다스리는 사회를 가평 지역에 구현하겠다는 말입니다.
ㆍ 종교 지도자가 사회를 직접 다스린다는 말이 얼핏 우습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오늘 살펴본 내용에 따르면 실제로 통일교는 가평 지역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ㆍ 어쩌면 통일교는 가평을 자신들이 바라는 ‘정교일치 사회’의 실험장으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통일교가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추적·보도하겠습니다.
뉴스타파 허현재 presenthe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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