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디즘’ vs ‘까탈릭 나르시스 누디즘’ 립스틱, 표절 소송 결과는

김은경 기자 2025. 12. 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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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김지호 기자

여러 단어를 나열한 상품명 중에서 소비자에게 인상을 주는 단어 하나만 똑같더라도 동일 상품군이라면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상표법 위반으로 기소된 화장품 제조·판매사 대표 A(33)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2~3월 다른 화장품 회사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품명의 립스틱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회사가 온라인 홈페이지와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한 상품명은 ‘까탈릭 나르시스 누디즘 홀릭 매트 립스틱(CATALIC Narcisse Nudism Holic Matte Lipstick)’이었다. 이름에 2018년 다른 회사가 이미 립스틱·마스카라 상품에 쓰기 위해 등록한 ‘누디즘(Nudism)’이 들어가는 게 문제가 됐다.

쟁점은 ‘누디즘’이 상표 구성요소 중 실질적으로 출처 표시 기능을 하는 핵심 부분(요부)인지였다. 법원에선 상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구성 요소인 요부를 갖고 상표의 유사성과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1, 2심 판단은 갈렸다. 1심은 ‘누디즘’이 소비자 주의를 끄는 요부라면서 유죄로 판결하고 A씨와 회사에 각각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질감을 나타내는 ‘매트’나 다른 단어를 강조하는 표현인 ‘홀릭’ 등은 독립된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상품과 관련한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했다. 반면 2심은 상표의 핵심은 ‘누디즘’이 아닌 ‘까탈릭’에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까탈릭’만 대문자로 표기하고 립스틱 본품 케이스에도 큰 글씨로 강조했다는 것이다.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상품명 중 ’까탈릭’, ‘나르시스’, ‘누디즘’이 각각 상표에 대한 인상을 심어주는 요부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누드’라는 단어가 색조 화장품에서 ‘피부색’을 직감하게 해 식별력이 낮은 것과는 달리 ‘누디즘’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고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라고 단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식별력을 가진다”고 했다. 대법원은 “따라서 ’누디즘’은 상품과의 관계에서 식별력을 가지는데 이를 똑같은 ‘립스틱’에 사용할 경우 일반 수용자나 거래자의 상품 출처에 관해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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