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말썽인 자동차…“이렇게 대비하세요”
치사율 높은 ‘블랙아이스’…“특히 그늘에 많아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짧은 시간에 폭설이 내리거나 강추위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겨울철 사전 점검을 통해 자동차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올해도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설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사고 접수와 긴급출동 요청이 급증한 바 있다. 대설특보가 발효된 4일 정오부터 5일 정오까지 주요 5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사고 접수 건수는 지난해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연구소가 2022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하이카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겨울철 긴급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원인과 그에 따른 대처법을 순서대로 살펴본다.

◆긴급 출동 1위 배터리 방전=겨울철에는 기온 저하로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방전 사고가 잦다. 긴급출동 사례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 배터리 관련 출동 비중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터리는 영하의 온도에서 취약해 새벽 사이에 전압이 낮아지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장시간 주차 시 블랙박스나 히터 사용을 최소화하고,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어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배터리 사용 기간이 3~4년 이상이라면 사전 점검이나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겨울철 시동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긴급출동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전기차 배터리는 고전압 배터리(구동용)와 12V(볼트) 배터리(시동용)가 구분돼 있는데, 최근 차량은 시동용 배터리의 충전 상태가 부족할 경우 고전압 배터리를 끌어와 자동 충전하는 기능이 탑재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로 위 검은 암살자 ‘블랙아이스’ 주의=겨울철에는 이른바 ‘블랙아이스’로 불리는 도로 살얼음이 대형 사고로도 이어져 긴급 견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같은 기간 눈길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4배가 더 많았다.
겨울 노면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얼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주행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차간 거리를 평소의 2~3배 이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차량 통행이 잦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는 새벽 사이 형성된 블랙아이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시간대에는 특히 교량 위·터널 출입구·그늘진 구간에서 자주 발생하는 만큼 더욱 조심해야 한다.

◆겨울엔 타이어 관리도 다르다=겨울철 타이어 관련 수리 건수는 여름보다 낮지만, 적절하게 타이어를 관리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겨울철 타이어 관리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노면 온도가 낮아지며 타이어 공기압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에 따라 권장 공기압보다 약 10% 정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리 요령으로 꼽힌다.
또 타이어는 기온이 낮아진 상태에서 단단하게 굳기 때문에, 헛돌지 않고 힘있게 바퀴를 굴릴 수 있는 ‘접지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일반 타이어보다 홈이 더 파여있어 접지력·제동력이 좋은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거나 타이어에 스노우 체인을 걸어주는 방법도 있다. 스프레이 체인을 뿌려주는 것도 좋다. 이 스프레이는 에탄올 용매가 타이어 고무 부분의 눈과 얼음을 녹여 미끄럼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자동차 관련 사고가 겨울철에 급증하는 만큼 전문가는 겨울 폭설 등이 오기 전 미리 점검·교체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문예슬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겨울철 미끄러짐을 예방하기 위해 타이어의 마모 정도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 운전자는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면 제동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밖에도 4년이 지난 배터리는 방전을 막기 위해 점검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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