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식칼럼] 쌍둥이 출생, 기쁨도 두 배 어려움도 두 배
韓 다태아 비율 OECD 최고 수준
의료·양육 부담 큰데 지원은 부족
사회·국가의 제도적 뒷받침 시급
우리나라에서는 저출생 대책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쌍둥이 이상 다태아 출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저출생 대응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직전인 2004년, 다태아 출생은 전체 출생아의 2.1%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3.5%, 2024년에는 5.7%로 크게 상승하였다. 전체 다태아 중 삼태아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3% 수준이다. 1000분만당 다태 분만 건수를 보면(Human Multiple Birth Database), 2020년 기준 한국은 24.8건(2023년 26.9건)으로 독일(18.2), 프랑스(15.9), 스웨덴(13.8), 일본(2019년 10.4) 등 HMBD에 포함된 24개국(평균 15.5건)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태아 출생은 부모에게 큰 기쁨을 주고, 국가 차원에서는 초저출생 상황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간과하기 어려운 위험과 부담이 존재한다. 다태아 임산부는 단태아 임신부보다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크며, 산후에는 우울증, 심리적 불안, 극심한 신체적 피로와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도 크다. 신생아 건강 문제 역시 다태아에게서 더 빈번하게 나타나며, 이후 양육 과정에서도 양육비 증가, 돌봄 부담의 가중, 자녀 동반 이동의 어려움 등 일상적 부담이 누적된다.
이러한 다차원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Twins Trust’, 프랑스 ‘쌍둥이·다태아 가족연합회’, 독일 ‘ABC Club’, 일본 ‘다태아 출산협회’ 등 다수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임신 초기부터 육아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태아 임신·출산·양육에 관한 교육과 상담, 정보 제공은 물론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이 서로 고민을 공유할 정서적 지원과 연대 활동도 지원한다. 또한 의료기관, 교육·복지기관과 협력하여 보다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다태아 가족을 위한 정책 개선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 다태아 가족을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다태아 가족의 건강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출생 초기부터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다태아 가족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출산전후휴가 등에 한정하지 않고 임신·출산·양육 전반을 포괄하는 제도적 지원을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다태아 관련 조사와 연구를 활성화하여 사전·사후적 대응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쌍둥이를 포함한 다태아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언제나 기쁨과 환희로 가득하다. 그 행복이 무엇보다도 다태아 가족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와 국가의 책임 있는 지원과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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