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벌어지는 비극 '부작위에 의한 살인' [굿모닝 인천]
세월호 참사는 부작위 살인죄 대표적 사례...선장 의무 위반
계곡 살인 사건 주범 이은해...남편 보험금 노려 익사 방치해 무기징역
국토연구원 부원장, 내연관계 직원 뇌출혈 방치...징역8년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병원책임
부작위 살인죄 취약한 아동...계모 학대로 숨진 7살 원영군 사건 대표적
■ 방송 : 경인방송 <굿모닝 인천, 이도형입니다> (FM 90.7MHz 오전 7~9시 방송)
■ 코너 : 이승기의 사건수첩
■ 진행 : 이도형 앵커
■ 인터뷰 : 이승기 변호사
■ 라디오 방송 다시 듣기 [클릭]

◆ 이도형 : 경인방송FM 90.7MHz 굿모닝 인천 이도형입니다. 2부 사건수첩 시간입니다. 서강대학교 겸임교수인 이승기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이승기 : 안녕하십니까.
◆ 이도형 : 경기도 파주에서요. 현직 부사관이 아픈 아내를 장기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가 됐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적용한 혐의, 유기치사가 아니라 살인이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픈 아내를 그냥 내버려 뒀는데, 방치했는데 어떻게 이게 살인이 되느냐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변호사님, 이 부부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이승기 : 파주 군부대에서 근무하던 30대 육군 부사관 김 씨 이제 계급은 이제 상사로 알려졌는데요. 피해자인 아내와는 1998년 초등학교 동창으로 결혼 10년 차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2025년 8월경으로 또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그 무렵 이제 피해자 그러니까 아내 이제 피해자가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상태였고 이 시간이 지나면서 거동도 점점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함께 살던 이 김 씨가 이걸 이런 상황을 몰랐을 리는 없는데, 문제는 이후에 약 석 달 동안 병원에 데려가거나 이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없이 그대로 이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겁니다. 아주 충격적인 건데요.
◆ 이도형 :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아픈 아내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석 달 가까이 아무런 조치가 없다가 결국 119 신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는 또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진 겁니까?
◇ 이승기 : 지난 11월 17일 오전 8시쯤에 먼저 장모에게 전화를 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의식이 없다 라고 알렸고요. 같은 시각 119에도 신고를 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제 상황이 급변합니다.
그러니까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서 보니까 피해자 상태가 단순히 의식을 잃은 환자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다는 거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의 진술을 보면요. 피해자는 침대 옆 1인용 소파에 앉아 이불을 목까지 덮고 있었는데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이 돼 있었고요. 특히 하반신은 감염과 욕창이 겹치면서 피부 괴사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도형 앵커, 이승기 변호사 2025.12.19 [경인방송 시사뉴스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14002nbhx.jpg)
◆ 이도형 : 이거 단순 방치가 아니네요. 지금 구더기 얘기까지 하셨는데 이게 갑자기 하루 이틀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구더기는 파리 유충인데 법의학에서는 시체가 부패해 사망 시각을 바로 알기 어려울 때 구더기 분포나 성장 단계를 분석해서 사후 경과 시간을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걸 법곤충학이라고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괴사 부분, 즉 몸이 썩어가는 부분에서 구더기가 확인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것이 아닌 상당 기간 치료나 돌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이 방치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악화된 걸로 이렇게 볼 수 있고요. 피해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지지만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 이도형 : 이게 지금 말만 들어도 지금 끔찍한데요.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서 신고했다 보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아픈 상태를 방치했다는 거잖아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 이도형 : 그런데 진작에 병원에 데려갔으면 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피부 괴사가 진행되기 전이나 아니면 진행된 이후라도 신속하게 병원 진료를 받았다면 살 수 있었을 겁니다. 특히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패혈증은 감염으로 인해 전신에 강한 염증 반응이 생기면서 장기 전반에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인데요.
결국 세균이 몸 전체로 퍼진 상황을 말합니다. 근데 피부 괴사나 감염, 욕창은 시간이 누적되면서 이제 악화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계속 쌓이면서 감염이 번지고 결국 패혈증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가슴 아픈 건요. 처가 식구들, 그러니까 이 피해자 어떻게 보면 피붙이들이죠.
◆ 이도형 : 친정 식구들이죠?
◇ 이승기 : 그렇죠. 친정 식구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요. 이미 피해자는 사망한 상태였고요. 시신에 오물이 일부 남아 있었고 또 정강이가 움푹 패일 만큼 썩어 있었고 또 몸 곳곳에 구더기가 있었다 라는 건데요. 남겨진 가족들의 마음, 감히 상상하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 이도형 : 그러네요. 그런데 이게 더 충격적인 게 폭행 정황도 확인이 됐다면서요.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요. 흉부 CT에서 오른쪽 1번부터 6번까지 다발성, 갈비뼈 골절 소견이 있었고요. 어깨 괴사 부위도 자상으로 추정되는 상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외력이 작용했을 가능성, 다시 말해 이제 폭행 가능성까지 의심된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이 사건은요. 아픈 아내를 방치한 상태로 학대까지 한 엽기적인 사건이 되는 겁니다.
◆ 이도형 : 아니 그런데 남편 김 씨는 전혀 몰랐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면서요.
◇ 이승기 :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 상태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는 말을 반복했고요. 병원에서 괴사된 다리 사진을 보여주자 그저 씻지 않아서 까맣게 된 줄로만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악취에 대해서는요. 아내가 탈취제와 인센스, 스틱을 머리가 아플 정도로 피우는 바람에 냄새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전해집니다.
◆ 이도형 : 이 정도 상황, 이 정도 사건을 같이 사는 사람이 몰랐다는 게 사실 황당하고요.
이게 몰랐다. 이 한마디로 이게 정리가 되는 겁니까?
◇ 이승기 : 딱히 할 말이 없으니까 모르쇠 전략을 펼치는 거죠. 그냥 저는 제가 볼 때 그냥 아무 말 대잔치다고 봅니다. 저는.
◆ 이도형 : 그런데 여기서 김 씨가 피해자의 위중한 상태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면서요? 그게 뭡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그 피해자가 최근까지 김 씨에게 그러니까 남편인 김 씨에게 남긴 편지와 일기에서 그 정황이 확인됐는데요. 남편에게 나 병원 좀 데려가 줘. 부탁 좀 해도 될까 라고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도 있었고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고 싶다. 죽어도 괜찮을까 라는 표현도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걸 보면 또 김 씨가 아내인 피해자의 고통을 명확히 인지했지 않았을까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이도형 : 나 병원 좀 데려가줘. 부탁 좀 해도 될까 마음이 아픈 내용이네요. 정말 그런데 이게 더 섬뜩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게 은폐 정황인데요. 전기랑 수돗물 사용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다는 건데 이건 또 왜 중요한 겁니까?
◇ 이승기 : 굉장히 중요한 정황인데요. 이 가족이 2인 가구라고 합니다. 김 씨와 피해자 이렇게 2명이 사는데 이 집에서 피해자 괴사가 진행됐던 시점에 약 한 달 동안 수돗물이 한 40톤 이상 사용됐다고 확인이 되는데요.
4인 가구 통상 사용량이 18톤에서 20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인 가구인데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그래서 생활 습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어서 이거 악취를 감추기 위해 물을 계속 틀어 놓았을 가능성이 또 제기될 수 있고요.
그리고 계속 뭘 닦아내는 과정에서 물을 틀어 놓지 않았을까 싶고요. 같은 시기에 전기 요금도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는 정황이 함께 나오면서 악취를 없애기 위해 에어컨이나 또 공기청정기를 장시간 가동했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 이도형 :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치밀하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그런데 피해자 가족들 그러니까 친정 식구들은 그동안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겁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그 이유가 있는 게 김 씨가 철저하게 처가 식구들을 속였다는 정황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김 씨가 장모에게 잘 돌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라고 수시로 연락해 안심을 시켰고요. 또 피해자 공황 발작, 공황장애 발작과 심한 대인 기피증을 이유로 가족들 방문을 막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괜찮다 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면서 실제로는 외부 접촉을 차단하는 식으로 피해자를 철저하게 고립시킨 겁니다.
◆ 이도형 : 아니 그런데도 김 씨, 나 지금 몰랐다.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변호사님이 보시기에도 이게 말이 됩니까?
◇ 이승기 :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죠. 집이 무슨 99칸 대저택도 아니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사는 아내가 그렇게 위중한 상태였다는 걸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특히 이제 현장에서 이제 피해자 전 피해자 몸 전신에 대변이 묻어 있었고 또 구급차가 출동했을 때도 대변을 보고 있었다는 정황도 나오는데요.
그 말은 적어도 그동안 음식 섭취가 이루어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지금 피해자가 하반신에 괴사가 진행돼 거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함께 사는 남편 김 씨가 음식이나 물 같은 먹을거리를 가져다 줬을 가능성이 크고요.
그렇다면 피해자 상태를 몰랐다는 건 더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또 여기에 이불이 얼굴까지 덮여 있었다는 것도 구더기나 악취를 가리기 위해 김 씨가 임시로 덮어둔 게 아닌가하는 합리적 의심도 가능합니다.
◆ 이도형 : 군 검찰, 이런 정황 증거를 종합해서 군사경찰이 처음 송치했던 중유기치사 대신에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표현이 헷갈리는데 주위적, 예비적 공소사실 이게 정확히 뭡니까?
![군검찰이 전신 오염과 피부 괴사에 이른 아내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육군 부사관 A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육군에 따르면 육군 수사단은 A씨를 중유기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군검찰은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해 주의적 공소사실은 살인으로, 예비적 공소사실은 유기치사로 기소했다. 2025.12.16 [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15266rdlp.jpg)
그러니까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먼저 살인죄 성립 유무를 살펴보고 그게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 곧바로 무죄로 끝내지 말고 유기치사에 해당되는 지도 함께 판단해 달라는 이런 구조라고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이도형 : 유기치사냐 살인죄냐 따라서 형량 차이 꽤 크겠죠?
◇ 이승기 : 그렇습니다. 먼저 유기치사는 보육, 보호해야 할 사람이 있음에도 필요한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죽이려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는 바람에 사람이 숨졌다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징역이고 징역인데요. 유기죄 법정 상한이 30년이고 또 가중할 경우 최대 50년까지 선고가 가능해서 형량 폭은 넓습니다. 다만 살인죄처럼 생명을 빼앗겠다는 고의가 전제되는 범죄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살인에 비하면 죄질이 낮고 처벌 수위도 낮습니다.
반면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규정돼 있는데요. 사형과 무기징역이 선택지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처벌 수위 자체가 완전히 다른, 차원이 다른 범죄입니다.
그래서 당초 군사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보고 유기치사를 적용했는데 군 검찰은 이를 뒤집어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죄를 또 우선 적용한 겁니다.
◆ 이도형 : 결국 이 사건의 핵심,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하느냐 여부일 텐데요. 그런데 변호사님, 이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이게 법적으로 이렇게 쉽게 인정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은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이 법리인데요. 흉기를 휘두르거나 직접 폭력을 행사했다면 당연히 살인죄가 되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살인이 되느냐. 법원은 이 부분을 아주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 이도형 : 그러면 이 부작위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성립하려면 어떤 요건을 따져야 되는 겁니까?
◇ 이승기 : 단계적으로 봐야 되는데요. 먼저 그 사람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 있는 위치였는지를 따지는데요. 부모나 자식 배우자처럼 같은 집에서 생활을 공유하는 관계라면 보호 의무가 인정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형적인 예가 엄마가 갓난 아기에게 이유식이나 먹을 거를 주지 않아서 굶겨서 숨지게 한 경우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 성립이 가능합니다. 또 그 다음으로 보는 게 현실적으로 살릴 방법이 있었느냐는 겁니다.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누구나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조치잖아요. 그런 선택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따지는 겁니다.
◆ 이도형 : 그러면 그때 그런 조치를 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을지 그것도 보겠네요?
◇ 이승기 : 맞습니다. 당시 조치를 했다 라면 제대로 된 조치를 했다 라면 사망을 피하거나 최소한 위험을 의미 있게 낮출 수 있었는지 즉 인과관계를 확인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결과를 바꿀 수 없었던 상황이라면 그 부분에서는 범죄 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또 마지막에 또 중요한 게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 다시 말해 고의가 있었느냐인데요. 단순히 실수나 무능이 아니라 방치하면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었다 라는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그대로 두었는지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지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고의까지 인정될 때 비로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살인이다 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 이웃까지 불이 번져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는 걸 예상하면서도 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질렀다고 하면 이때 이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봐서 방화 치사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하는 그런 식으로 이제 진행이 되는 겁니다.
◆ 이도형 :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다 보니까 지금 많은 분들이 문자를 주시고 있습니다. 1554님, 4492님 살인죄가 맞습니다. 엄연한 살인입니다. 하면서요. 5674님은 인간이 아니다고 하면서 이렇게 살인죄다. 이런 얘기를 다 의견을 주고 계신데요. 이 변호사님, 이 김 씨에게 과연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인정이 될까요?
◇ 이승기 : 저는 충분히 인정될 거라고 봅니다. 그 먼저 이 전제가 되는 보호 의무인데요. 민법상 부부는 서로 부양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부양 의무라는 게 콩 한쪽이 있으면 부부가 똑같이 나눠서 반씩 나눠서 먹으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같이 사는 배우자가 위기에 빠졌을 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의 보호 조치는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 씨는 배우자임에도 아픈 피해자를 방치했으니 보호 의무 위반인 거고요. 그리고 또 피해자가 갑자기가 아닌 서서히 상태가 악화되고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을 합니다. 즉 진작에 병원에 데려갔다면 살 수 있었다는 거니까 보호 의무 위반 즉 부작위와 피해자 사망 인과관계도 인정이 되는 겁니다.
◆ 이도형 : 인과관계는 인정되고요. 그런데 살인죄가 인정되려면 결국 고의,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이승기 : 그렇습니다. 그 부분이 핵심인데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늘어난 수도, 전기 사용량 또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호소한 피해자 편지, 처가 식구들이 피해자를 만나 만나지 못하게 한 정황까지 함께 보면 김 씨가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했거나 혹은 사망해도 괜찮다고 용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정도 수준이면 부작위 살인죄 인정될 거라고 봅니다.
![1인천 부평 가족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10주기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4. 4. 16 [사진 = 인천광역시]](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16595cxlm.jpg)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대규모 인명 사고에서 부작위 살인죄가 인정된 대표 사례로 뽑히는데요. 당시 법원은 세월호 선장 이준석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확정을 했습니다.
◆ 이도형 : 선장이 직접 승객을 물에 빠뜨린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살인죄를 인정한 겁니까?
◇ 이승기 : 핵심은 이 선장이라는 지위에서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이 의무를 사실상 고의로 포기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선장 이준석이 선원법과 수난구호법 같은 법령 그리고 여객운송 계약에 따라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구조를 지휘 통제할 책임이 있고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권한자였다라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퇴선 명령이나 적절한 구호 조치 없이 자기 혼자 먼저 탈출하는 행위는 승객들이 익사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예견하고도 이를 의식적으로 외면한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그래서 법원은 그 부작위가 흉기를 휘두른 것 같은 작위 살인의 실행행위와 동등한 법적 가치가 있다라고 봤고요.
특히 항소심에서는요. 야간 응급실의 유일한 당직 의사가 위급한 환자를 내버려두고 병원을 뛰쳐나간 것과 같다는 이런 비유까지도 했습니다.
◆ 이도형 :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계곡 살인 사건입니다. 주범 이은해에게 무기징역이 확정이 됐는데요. 여기서도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됐던 사건이죠?
!['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 인천지검 압송 2022.4.16 [사진=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17889yiea.jpg)
이 강요 자체가 윤 씨를 위험에 빠뜨리는 선행행위로 평가가 되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린 가해자에게는 그 위험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할, 구호할 즉 법적 의무. 구호할 법적 의무가 발생하는데 그런데도 두 사람은 남편 명의의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윤 씨가 물에 빠진 뒤 고의로 구조하지 않고 방치했고, 법원은 이 구조하지 않은 이 부작위를 살인 행위로 평가해서 이은혜에게는 무기징역, 조현수에게는 징역 30년을 또 확정을 한 겁니다.
◆ 이도형 : 보험금이라는 명확한 동기가 이제 미필적 고의를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됐다는 건데요. 또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 사례가 또 하나 있습니다. 세종시에서 벌어진 사건인데요. 내연 관계를 숨기기 위해 뇌출혈로 쓰러진 내연녀를 방치해서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죠?
◇ 이승기 : 그렇습니다. 이 사건은 국토연구원 전 부원장 김 씨가 세종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내연 관계에 있던 직원이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구조하지 않아 숨지게 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김 씨는 밤 11시 20분쯤에 피해자가 쓰러진 걸 발견했지만 내연 관계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곧바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약 3시간이 지난 뒤 피해자를 집 밖으로 옮겼고, 이후에도 4시간 넘게 차량에 태운 채 방치를 합니다. 더 충격적인 건 병원이 김 씨의 집에서 차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는 겁니다.
◆ 이도형 : 이 사건 1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요. 피해자를 잠든 것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였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이제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왜 이렇게 결론이 바뀐 거죠?
◇ 이승기 : 항소심은 미필적 살해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는데요. 김 씨가 내연 관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예견하면서도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겁니다.
특히 결정적인 건 김 씨가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뒤 약 7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동을 했다는 점, 그리고 병원에 가기 직전 국토연구원 주차장에 들러 마치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는 듯 위장 행위를 했다는 정황입니다.
그래서 재판부는 이런 행동을 두고 사망 결과를 용인하고 방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 결국 김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를 합니다.
◆ 이도형 : 참 오늘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해서 참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옛날에 참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라고 한번 환기가 되는데요. 또 보라매병원 사건도 있었네요. 이게 의료계에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 이것도 이런 비슷한 부작위에 의한 살인입니까?
◇ 이승기 : 보라매병원 사건은 1997년 발생했는데 이 뇌부종 환자가 치료를 받던 중 보호자인 아내가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퇴원을 강하게 요구합니다. 그래서 의료진이 여러 차례 만류했지만 끝내 고집을 꺾지 않자 사망 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라는 서약서를 받고 퇴원을 허용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퇴원 직후 환자가 사망하면서 형사 책임 문제가 불거졌고 법원은 먼저 보호자인 아내에 대해 치료를 중단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퇴원을 요구해 그 결과를 용인한 것으로 보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책임을 이 아내에게 인정을 합니다.
◆ 이도형 : 당시에 의사들도 문제가 되지 않았었습니까?
◇ 이승기 : 의사들에 대해서는 단순히 치료를 안 했다 라는 소극적 부작위로 본 게 아니라요. 호흡 보조 장치 제거 등 적극적인 조치에 지시, 관여한 점을 문제 삼아서 살인 방조죄를 인정합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보호자의 요구에 따랐던 의료진까지도 형사 책임이 인정됐다는 점이고요. 이후 의료계에서는 처벌을 우려해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자라 할지 라도 이 사망 직전까지 연명 치료를 계속 지속하려는 상당히 보수적인 진료 관행이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함께 나옵니다.
![2015년 당시 계모와 친부 학대로 숨진 신원영 군(당시 7세) [사진=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19181sbdb.jpg)
◇ 이승기 : 너무 잔혹한 사건인데요. 이 계모 김 씨가 7살 원영 군을 2015년 11월부터 난방이 안 되는 3.3㎡ 크기의 화장실에 팬티 바람으로 감금하고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2016년 1월 말에 이 계모가 원영 군의 온몸에 청소용 락스 2리터를 연거푸 들이부어 전신 화상을 입히게 적도 있습니다.
◆ 이도형 : 그 당시 아버지 모든 과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 조치를 안 했었죠?
◇ 이승기 : 친부인데요. 친부 신 씨는 아내의 학대를 묵인했고 락스 기체를 흡입해 몸을 가누지 못했던 원영 군에게 구호 조치 없이 찬물을 끼얹고 이 영하의 추위 속에 화장실에 그대로 방치합니다. 그래서 원영이가 죽기 전에 엄마를 친엄마를 부르며 구조 요청을 하거나 임종 호흡을 보일 때도 부부는 방에서 족발을 먹으며 모바일 게임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원영 군이 사망하자 그들은 또 범행 은폐를 위해 마치 원영군이 살아있는 것처럼 차량 블랙박스의 대화를 녹화하고 시신을 암매장하는 이런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화가 나는데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친부는 원영 군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고의로 외면해 사망 결과를 용인했다고 보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 결과 계모 김 씨에게는 징역 27년, 친부 신 씨에게는 징역 17년이 확정이 됩니다.
◆ 이도형 :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오늘 살펴봤는데요. 하나 하나가 참 마음이 무겁다.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이승기 : 감사합니다.
![이도형 앵커, 이승기 변호사 2025.12.19 [경인방송 시사뉴스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1/551718-1n47Mnt/20251221220820462qgb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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