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떠나는 ‘롯데맨’ 정훈…살아남으려 발버둥 내 야구인생 짠해 코치? 아직 일러요

김하진 기자 2025. 12. 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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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I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육성선수 →초등 코치 →조성환 후계자 ‘파란만장 20년’
“내게 애썼다 말해주고파”

롯데 정훈(38)은 올시즌을 마치고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선수로서는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볼 수 있었지만 정훈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지도자로서 생활을 시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정훈은 은퇴를 결심했다.

정훈은 “코치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후배 선수의 미래가 달려있는데 내가 준비도 되기전에 코치를 맡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은퇴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뒤 정훈은 자신의 마음이 담긴 손편지를 SNS에 올렸다. 그는 “오랫동안 제 인생의 전부였던 야구를 이제 내려놓으려 합니다”라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팬들은 물론 동료, 후배들에게서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정훈은 “이정도까지 아쉬워해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다. 용마고를 졸업한 정훈은 2006년 육성 선수 신분으로 현대에 입단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방출됐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군 복무 뒤 마산 양덕초등학교에서 야구부 코치로 어린이들을 지도하다가 2009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하며 다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조성환 전 두산 감독대행의 2루수 후계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정훈은 2017년에는 살아남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나승엽과 1루 자리 경쟁도 했다. 그러다 주전보다는 백업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일이 잦아졌다. 올시즌에는 77경기 타율 0.216 2홈런 11타점 등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1476경기 타율 0.271 1143안타 80홈런 532타점 637득점이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이켜본 정훈은 “짠하다”라고 평했다. 그는 “아쉽기도 하지만 애썼다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꾸준히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십몇년 동안 발버둥쳤다”고 말했다.

정훈은 아내,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참이다. 정훈은 “‘이제 야구 못한다’고 했더니 아들이 ‘왜, 못해서?’라고 하더라.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그럼 이제 많이 놀 수 있겠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한동안 생각 정리를 하면서 진로를 결정해볼 생각이다. 정훈은 “어쨌든 야구쪽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야구에 대한 공부를 하든 준비를 하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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