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새 철벽' 김희진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뛴다"
팀 6연승 주역…이동 공격·세트당 블로킹 '톱10'

(화성=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1-2022시즌부터 매 시즌 정규리그 2위 안의 성적을 거뒀던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위기설에 시달렸다.
주전 미들 블로커 이다현(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한국도로공사), 아시아 쿼터 선수 위파위 시통 3명의 핵심 선수가 한꺼번에 이적하면서 전력 누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메우기 위해 새 외국인 선수들과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희진을 영입했으나 평가는 엇갈렸다.
특히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희진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전성기 기량을 잃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프로배구 여자부 7개 팀 감독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데이 우승 후보 투표에서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개막을 앞두고 현대건설을 중하위권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배구명가' 현대건설은 올 시즌에도 흔들림 없이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21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방문경기에서 세트 점수 3-2로 승리하면서 6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승리로 1위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이제 선두가 눈앞이다.
김희진은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는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 서브 에이스 1개, 블로킹 1개를 묶어 팀 내 최다인 4득점 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현대건설은 장신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등록명 카리)가 왼쪽 무릎 통증으로 이탈해 '높이 싸움'에서 밀리는 듯했으나 김희진의 활약을 앞세워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희진은 올 시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이동 공격 성공률 40.54%로 이 부문 전체 9위, 세트당 블로킹은 평균 0.62개로 전체 8위다.
기업은행전을 마치고 만난 김희진은 "난 부상으로 코트에 다시 서는 것조차 믿음을 주지 못했던 선수였다"며 "나 역시 다시 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런 환경이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했고,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니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난 지금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하면서 올 시즌 끝까지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엔 "시즌 초반엔 팀 주축 선수들이 많이 바뀌면서 어수선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많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호흡이 좋아졌고,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우리 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승리의 기쁨을 많이 맛보고 있는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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