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장애 이주민도 함께 잘 살자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2025. 12. 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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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장애인이 된다. 전 생애동안 얼마나 장애인으로 사느냐에 따라 개인별 편차가 있을 뿐, 누구나 장애인이 되는 순간이 존재한다. 이주민도 마찬가지다.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나 살고 있는 이주아동부터 산업재해를 당해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이주노동자까지, 모든 이주민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인은 사회제도적 장벽으로 인간의 기본권을 향유하는 데 배제되기 쉽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동권, 접근권에 대한 제약이 심각하다. 장애 이주민은 여기에 외국인에 대한 배제가 더해져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다.

외국인인 장애인은 원칙적으로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없다. 일부 체류 자격을 가진 사람만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다. 그마저도 활동지원, 보조기기의 교부, 거주시설 이용, 통합돌봄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없다. 장애 이주민에 대한 생계와 돌봄 책임은 가족에게 전가된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인 지적장애인 A씨는 부모의 귀화를 이유로 특별귀화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A씨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이 경범죄가 되어 범죄 기록이 된 것이다. A씨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숱한 폭행, 성희롱, 모욕 등을 당했지만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쌍방폭행, 모욕 등으로 처벌받아야 했다. A씨가 범죄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간 보호, 활동지원사의 동행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A씨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러한 사회서비스에 접근할 수가 없다. A씨에 대한 가족의 돌봄이 계속되어야 하지만 귀화는커녕 A씨의 체류 자격 연장조차 쉽지 않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국적법 개정안은 현행 국적법이 장애인에 대한 귀화 요건 완화나 면제 규정을 두지 않아 구조적 불이익을 낳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생계유지 능력 입증이나 기본소양 평가에서 불리한 외국인의 귀화 심사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국적 취득 이후에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을 통해 국가의 지원을 받아 훈련 또는 근로를 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장애 이주민의 부모는 활동지원급여를 통해 밖에서 일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장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 외에도, 경제활동의 지원과 자활 확대 등을 위해서 이주민에 대한 지원이 보다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의 숫자는 매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이 늘수록 사회통합과 사회복지 지원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한국의 장애인지원제도, 사회보장제도는 여전히 국적을 기준으로 한 폐쇄적 형태를 띠고 있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어서 전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돈을 벌어가도록 하지만, 사람은 체류 자격과 국적이라는 엄격한 통제로 자신이 사는 곳에서 존엄한 한 인간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차별 없는 세상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이주민과 선주민이 공존하며 다 같이 잘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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