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리는 ‘청와대 시대’…3년7개월 만의 귀환

김진수 기자 2025. 12. 2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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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새해부터 여민관서 집무
참모들과 ‘1분 거리’…투명성 강조
계엄·파면 얼룩진 ‘용산시대’ 퇴장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 복귀가 임박한 21일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경찰이 외곽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권력의 심장이 3년7개월 만에 다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돌아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집무실을 비롯한 주요 시설이 성탄절을 전후해 이전을 완료함에 따라 다사다난했던 ‘용산 시대’는 막을 내리고 내년부터 다시 ‘청와대 시대’가 열리게 됐다.

◇‘본관’ 대신 ‘여민관’…실무형 ‘정책 허브’

이번 청와대 복귀의 핵심은 ‘공간의 재구성’을 통한 소통 강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이 주로 사용했던 본관이 아닌, 참모들이 상주하는 업무동인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한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본관을 정상회담이나 임명장 수여식 등 공식 행사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업무를 여민관에서 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인 ‘3실장’의 사무실도 여민관에 배치해 대통령과 참모가 ‘1분 거리’ 내에서 수시로 소통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과거 청와대가 본관과 여민관의 물리적 거리(약 500m)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보완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의 여민관 집무실 운영 취지를 계승해 여민관을 명실상부한 국정 운영의 ‘핵심 정책 허브’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중궁궐’ 우려 씻고 이름도 ‘청와대’ 원복

정부는 청와대 재이전과 함께 공식 명칭을 ‘청와대’로 원상 복귀하고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의 것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홈페이지와 각종 설치물, 직원 명함 등도 이에 맞춰 교체된다.

가장 큰 과제는 과거 청와대가 지적받았던 ‘구중궁궐’, ‘불통’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정부는 ‘투명한 대국민 소통’을 해법으로 내세웠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최근 “이전 후 대통령 일정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를 확충하겠다”고 밝혔으며, 경호처 역시 시민과의 위화감을 조성했던 검문소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번 복귀가 ‘시한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이 “퇴임은 세종시에서 할 수도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청와대는 향후 제2집무실이나 시민을 위한 역사·문화 공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 관저 보수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이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남동 관저에서 청와대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尹이 연 용산 시대 ‘역사 속으로’

새로운 청와대 시대의 개막은 곧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열었던 ‘용산 시대’의 완전한 종료를 의미한다. 2022년 5월 권위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시작된 용산 시대는 3년7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용산 시대는 시작부터 관저 공사 지연, 예산 낭비 논란, 이태원 참사 당시 경호 인력 집중 문제 등으로 숱한 비판을 받았다. 소통의 상징으로 도입됐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역시 취임 6개월 만에 중단되며 빛이 바랬다.

특히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군과의 물리적·심리적 밀착은 결국 비극의 단초가 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지리적 밀착을 지난 12·3 비상계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파면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진 용산 청사는 이제 주인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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