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토크콘서트, 수천명 운집…윤어게인 당권파에 “잘못 바로잡는 것도 용기”

한기호 2025. 12. 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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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서 1500여명 참석 토크콘서트
원내 親韓 동참…행사장 밖도 수천명 몰려
원외 인사들도 ‘꿩 대신 닭 콘서트’로 달궈
韓, 장동혁發 ‘찍어내기’ 비판하며 인내론
“‘권력 들이받는 소’ 검사땐 차원다른 고립”
김종혁 격려…지지자엔 “여러분 지킬 것”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21일 지지자 수천명이 운집한 가운데 첫 토크 콘서트를 열면서 ‘윤 어게인’ 강성 당권파와 정면으로 각을 세웠다. 그는 지지자들에겐 “1년 전 ‘저를 지키려 하지 마시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한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지지자 1500여명이 입장한 가운데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 8일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 지 8분 만에 전석(全席) 매진된 데 이어서다. 같은 당 친한(親한동훈)계 배현진·김예지·유용원·박정훈·정성국·안상훈·진종오 의원 등도 동참했다.

입장권을 사지 못한 시민들도 한 전 대표를 직접 보기 위해 로비에 천명 단위로 몰렸다. 원외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 박상수·송영훈 전 대변인,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김경진 전 의원, 최우성 전 청년최고위원 후보, 유튜브 깨시연·빨대포스트 등이 동참한 ‘꿩 대신 닭’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토크콘서트를 시작하기 전, 행사장 입장권 없이도 자신을 직접 보기 위해 모여든 지지자들을 잠시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지도부 최고위원을 지낸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SNS 제보영상 갈무리>


한 전 대표로선 1년 전 12·3 비상계엄 사태와, ‘퇴진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대표직 사퇴(지난해 12월 16일)한 뒤 북콘서트와 대선 유세 등으로 지지자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이번과 같은 대형 공개행사는 처음이다. 지난 3일 계엄 1주기 국회 경내 회견에도 수백명이 운집한 바 있다.

계엄옹호·부정선거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장동혁 당대표·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체제의 국민의힘이 ‘극우·사이비 종교 비판’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자신에게도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의혹’으로 ‘찍어내기 식 징계’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이날 노선 변경을 압박했다.

그는 “(당내에)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며 “같은 진영과 당내 공격은 늘상 있었고 허용할 수 있지만, 이렇게 당의 권한을 이용해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당권파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저는 모든 용기 있는 사람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도당 당원연수에서 “이제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고 했는데, 12·3 불법계엄 사죄와 윤 전 대통령 절연 등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한동훈 전 대표 제공·연합뉴스>


김 전 최고위원 중징계 권고 직전 ‘받는 소는 돌로 쳐죽일 것’이란 글을 쓴 이호선 감사위원장에게도 재차 각을 세웠다.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빅터 프랭클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 내의 ‘매일같이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게(후략)’ 문구를 소개하며 탄압 속 인내를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 당시 권력 수사를 했다고 밉보여 좌천 4번, 압수수색 2번, 구속 직전까지 말도 안 되는 탄압을 받았다”며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당시 권력에 ‘들이받는 소’같은 공직자였다. 그 소의 명분을 알아주고 함께해주는 사람이 없이 고립된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때 기타 학원을 다니고 산책하고 전시회를 다녔다”면서 “의식적으로 ‘일상’을 지키려고 한 노력이 (탄압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며 “일상을 지키는 것만으로 이 결과는 승리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렇게 일상을 지키고 버텨내 우리가 갈 길은 퇴행이 아닌 미래”라고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산다는 건 제 오래되고 단단한 생각”이라며 “그런 단단함 때문에 계엄 저지, 영부인(김건희씨) 문자 ‘읽씹’(명품백 수수 사과 무마 연락 거부), 통일교 만남(한학자 총재의 요청) 거절 등으로 빌미가 될 수 있는 유혹적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수우파 정체성을 두고도 “아스팔트에 태극기 들고 나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하는 건 보수가 아니다”라며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그 과정에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게 진짜 보수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저보다 더 보수적 정치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토크콘서트를 마친 뒤, 행사장 입장권 없이도 자신을 직접 보기 위해 모여든 지지자들을 잠시 만나 격려 발언한 뒤 김종혁(왼쪽) 전 최고위원을 응원하며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후니도토리’ 중계 영상 갈무리>


한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직후에도 지지자들을 만나며 김 전 최고위원 손을 맞잡았다. 최근 출간한 ‘같이 한컷’ 사인을 일일이 해주기도 했다. 퇴장에 앞서 그는 “여러분의 천금같은 일요일, 좌석 티켓이 없는데도 여기에 와주신 마음은 결국 ‘나라가 잘 되자’는 생각에 함께해주신 것”이라며 “1년 전 ‘저를 지키려 하지 말고,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얘기한 적 있다. 끝까지 그 약속 지키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나태해지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저를 비판해주시고 제대로된 길로 이끌어달라”며 “우리가 함께 이 바다를 건너 미래로 가자. 바로 오늘 우리 몇천명이 여기에서 일상을 같이했다. 이 일상을 지켜내고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미래로 가자”고 말했다. 그는 “함께 가면 길이 된다”며 “다음엔 여러분이 다 들어올 수 있는 장소에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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