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도심에 ‘통일신라 북궁’ 되살린다

박형기기자 2025. 12. 2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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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동 전랑지 단계적 정비 거쳐 역사유산 보존·도심 경쟁력 강화
통일신라 북궁 터로 추정되는 경주시 성동동 전랑지 일대는 경역정비사업을 통해 탐방로와 울타리 설치 등 환경 정비가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 성동동 전랑지 전경. 사진=경주시 제공

통일신라 왕경 북쪽 궁궐로 추정되는 경주 성동동 전랑지가 체계적인 정비를 거쳐 도심 속 역사문화 자산으로 재탄생한다.

경주시는 유적 보존을 전제로 시민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여, 역사자산을 지역 경쟁력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21일 경주시에 따르면 국가유산 사적인 '경주 성동동 전랑지'를 단계적으로 정비해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도심 역사공간으로 조성한다. 이번 사업은 도심에 잔존한 핵심 문화유산을 단순 보호 차원을 넘어,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다.

성동동 전랑지는 통일신라 시대 북궁(北宮) 터로 추정되는 유적으로, 1937년 북천 제방 공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당시 조사에서는 대형 전당지와 장랑지, 문지, 담장지 등이 드러나 왕경 핵심 시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1993년 발굴조사와 2023년 지하물리탐사를 통해 대형 건물지와 부속 건물지, 배수시설, 우물지 등이 추가로 확인됐으며, 기와와 토기류 등 유물도 다량 출토됐다. 건물 배치와 유적 구조를 종합하면 통일신라 왕경 북쪽에 위치한 궁궐급 시설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성격은 아직 학술적으로 규명 중이다. 다만 분황사, 월성,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등 주요 국가유산과 인접해 있어 역사적·공간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주시는 2023년 전랑지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국가유산청과의 사전 협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이를 토대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에 걸쳐 경역정비공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비 내용은 유적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탐방로 설치, 울타리 및 로프펜스 정비, 주차장 개선, 조경 식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관람 동선을 명확히 해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유산 보존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사업비는 6억8000만 원으로, 이 중 5억 원을 투입해 올해까지 1차 정비를 진행 중이다. 경주시는 내년에 잔여 구간을 대상으로 2차 정비를 마무리해 전랑지를 도심 속 역사문화 거점으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정비사업을 통해 전랑지를 '보호 대상 유적'에서 '활용 가능한 역사자산'으로 재정립하고, 신라 왕경 공간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관광 자원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체류형 관광 확대와 도심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낙영 시장은 "전랑지는 통일신라 왕경 연구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유적"이라며 "보존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역사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비와 활용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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