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시민사회와 터놓고 대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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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가짜뉴스'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애초 해당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빠졌던 '단순 허위정보 유통 금지' 조항이 민주당 주도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추가된 채 통과됐는데, 민주당이 이를 다시 삭제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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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가짜뉴스’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애초 해당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빠졌던 ‘단순 허위정보 유통 금지’ 조항이 민주당 주도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추가된 채 통과됐는데, 민주당이 이를 다시 삭제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 아닌가. 시민사회와 언론계가 일제히 반대하는 법안을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단순 오인·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 정보를 원천적으로 유통 금지하는 경우는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조율·조정한 뒤 수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법사위가 단순 허위정보 유통을 금지하는 ‘허위정보 유통 금지’ 조항 등을 추가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 ‘미네르바’ 사건으로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려 삭제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과 유사해 이를 수정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조항을 삭제한다고 해서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의 핵심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민사상 징벌적 배상과 행정적 규제(과징금·유통금지)를 도입하는 것인데, ‘허위정보’와 ‘조작정보’의 개념이 모호해 정권에 따라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언론사뿐만 아니라 기자 개인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고 검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동원했던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미국에선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하지만, 미국은 명예훼손을 형법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민사상의 징벌적 배상도 ‘실질적 악의’라는 매우 엄격한 기준 아래 예외적으로만 인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허위사실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공직선거법 등에 중복적으로 존재한다. 이를 그대로 두고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면 언론을 탄압할 무기가 추가로 늘어나는 셈이다. 정치인과 기업이 비판적 언론을 상대로 입막음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표현의 자유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 시도를 중단하고 언론 및 시민사회와 터놓고 대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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