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짐의 끝에서 피어난 예술
Re&Upcycling 재활용展
환경 보호, 예술로 풀어내




무채색의 겨울, 소임을 다하고 버려진 것들에 예술가들의 따스한 숨결이 닿아 다시 꽃으로 피어났다.
대구환경미술협회(회장 신재순)가 주최하는 'Re&Upcycling(리앤업사이클링) 재활용전'이 지난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정부대구합동청사 문화갤러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영남 지역을 무대로 환경 계몽 운동을 펼쳐온 44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환경 보호라는 딱딱한 주제를 예술이라는 부드러운 언어로 풀어낸 자리다.
전시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고 버려지는 '생활 속 폐기물(Soft Junk)'이 예술로 승화된 공간이다. 작가들은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파고 앞에서,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예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묵직한 성찰과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전시작 50여 점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
신재순 작가는 작품 '과대포장, 환장하네!'를 통해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자원 낭비의 민낯을 위트 있게 꼬집었다. 반면, 김지영 작가는 시장 한구석에 버려질 뻔한 나무 궤짝을 'Vintage Wood Christmas Box'로 변모시켜, 잊고 있던 성탄절의 설렘과 빈티지한 감성을 되살려냈다. 버려진 소재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삶의 풍경이 되기도 했다.
배수아 작가는 조각난 천과 가죽, 캔을 이어 붙여 서민들의 애환과 정이 서린 '달빛마을'을 형상화했고, 남학호 작가는 버려진 병뚜껑들을 비틀고 구겨 수다스러운 입술로 재탄생시켰다. 그의 작품 '술꾼들의 수다' 앞에 서면 왁자지껄한 삶의 소음이 들리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신재순, 배수아, 이성민, 남학호 등을 비롯해 김칠생, 송중덕, 조승형 등 총 44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한 환경과 예술의 공존을 보여준다.
신재순 회장은 "이번 전시는 누구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져, 관람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환경 교육적 메시지와 즐거움을 동시에 전달한다"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전시장을 찾는다면, 예술이 전하는 따뜻한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버려지는 것들에 한 번 더 눈길을 주는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이번 연말,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낡은 물건들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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