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나가라’는 카카오…개인정보 사실상 ‘강제수집’ 논란

백민정 기자 2025. 12. 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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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카카오가 내년 2월부터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 기록과 이용 패턴을 사실상 강제 수집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용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최근 대형 플랫폼들의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가뜩이나 불안이 커졌는데 카카오는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더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이용약관을 발표했다. 개정 약관에는 “카카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게시판 서비스, 온라인 콘텐츠 제공 서비스, 위치기반 서비스 등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이용 기록과 이용 패턴을 수집한다”는 조항이 새로 포함됐다. 카카오톡 프로필 등 기본 서비스는 물론 오픈채팅, 숏폼, 카카오맵 등 전반적인 카카오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흔적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분석·요약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이나 광고 제공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제작한 콘텐츠 역시 고지 후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개인정보를 사실상 강제 수집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개정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카카오톡 자체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가된 개인정보 수집 항목만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방식(옵트아웃)은 허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용약관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카카오는 “개정 약관 시행일 7일 후까지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본다”며 “변경된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용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개정된 약관은 내년 2월4일부터 적용된다.

카카오가지난 19일 공개한 개정 이용약관.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개인정보 내놓으라는 협박 아니냐”, “이럴 거면 차라리 예전처럼 문자 쓰겠다”, “경로 의존성만 믿고 선 넘는다”는 등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T·카카오맵 등에서 생성되는 이동 경로 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할 경우 개인을 식별·특정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불안이 크다.

이번 약관 개정의 배경으로는 카카오의 생성형 AI 서비스 ‘카나나’ 개발이 거론된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미 이용자의 ‘행태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와 추천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전민재 변호사(법무법인 트리니티)는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개인정보 관련 법·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그 전에 약관을 개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번 약관 개정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최소 수집 원칙’과 ‘적법·정당성’ 요건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 제1항 등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과도한 정보 수집은 위법 소지가 있다.

카카오톡의 ‘시장독점적 지위’도 논란이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한다. 전 변호사는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동의 아니면 해지’라는 선택지만 제시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이용자 선택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이용자가 제공한 콘텐츠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데 동의를 필수로 요구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이후 비공개·삭제 콘텐츠는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딥시크’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논란 끝에 옵트아웃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의 AI 기반 신규 기능과 맞춤형 서비스 도입, 인공지능기본법 시행 등을 고려해 전체 약관에 관련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약관 개정만으로 개인정보 수집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수집 단계에서는 별도의 개별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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