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여행은 '액티브 웰니스'로… 지리산 기운 받아 터벅 걷고 훨훨 날자
하늘 날며 에너지 충전…합천

지리산은 어디에나 걸쳐 있다. 공식적으로 경남과 전남, 전북까지 3개 도, 5개 시군에 품을 내줬다. 넓게는 백두산부터 이어오는 백두대간의 종점이니 그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래서인지 지리산 부근의 도시는 '지리산을 아우른 곳'이라는 이름을 지닌 곳이 많다. 지리산을 내세운 관광 콘텐츠는 수없이 많다. 뭐만 하면 웰니스를 내세우는 요즘은 특히 더하다. 지리산이 더없이 좋은 관광 자원이기 때문이다. 지리산과 맞대고 있는 경남 합천과 거창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최근 두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지리산 웰니스 상품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웰니스 상품이 자연 속 명상이나 고즈넉한 휴식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이들의 투어는 동적인 활동을 앞세운 '액티브 웰니스'를 표방한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함께 만든 지리산 웰니스 여행의 주제는 '하늘과 땅 사이, 나를 충전하다'이다. 1박2일 동안 자연을 배경으로 걷고, 날고, 체험하는 일정을 담았다. 액티비티가 과연 웰니스가 될 수 있을까. 가뜩이나 피곤한 몸을 더 지치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안고 서울에서 장장 4시간을 달렸다. 합천과 거창이 내세운 '자연 속 액티브'를 살펴봤다.
거창의 액티브 웰니스 키워드는 '걷기'다. 거창의 대표 명소인 거창 항노화힐링랜드의 우두산 출렁다리로 향했다. 잠깐, 또 출렁다리인가 싶었다. 한국 어디에나 있는 '그것'이 또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우두산 출렁다리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세 개의 다리를 Y자 형태로 연결한 현수교로, 깎아지른 협곡을 가로지르는 산악 보도교다. 협곡 위에 서면 규모감과 함께 시원한 개방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왜 여길 가면 젊어진다는 말이 있어요?" 출렁다리에 들어가기 전 동행의 물음에 가이드는 짧게 답했다. "가보시면 알아요." 우두산의 '젊음' 비결은 끝없는 잔소리다. 출렁다리로 이어지는 576개 계단에는 살 빼라는 문구가 빼곡하다. "먹는 것을 줄여야 맞는 옷이 늘지요." "다이어트할 거면 마음만 먹어야지, 이것저것 먹으면 안 돼요."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세요." 말투는 공손한데 내용은 매섭다. 계단을 오르는 내내 산한테 혼나는 기분이다. 출렁다리로 향하는 길 내내 계단을 올라야 하니 잔소리도 멈추지 않는다. '젊어진다'는 속설이 괜히 생긴 말은 아닌 듯했다. 입구에 빼곡하게 걸린 산악회 띠지가 그 인기를 말해준다.
거창의 또 다른 자랑, 생태 정원 '거창 창포원'에선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축구장 66배, 총 42만㎡(약 12만평) 규모의 수변 생태공원으로 창포원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에는 100만본이 넘는 꽃창포가 피고, 여름에는 연꽃과 수국, 가을에는 국화와 단풍, 겨울에는 열대식물원과 갈대·억새밭이 펼쳐진다. 창포원을 빠르게 즐기고 싶다면 자전거를 추천한다. 대부분 평지라 부담 없이 공원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거창에서 땅의 정기를 가득 받았다면, 합천에서는 하늘의 에너지를 느낄 차례다. 출발 전부터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은 언제 타요?" "경비행기는 어떤가요?" 같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여행의 핵심 코스, 합천 하늘 여행이다.

합천의 하늘은 두 가지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파크와 에어랜드 항공스쿨. 이왕이면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패러글라이딩을 선택했다. 패러글라이딩은 대암산 활공장에서 진행한다. 360도로 시야가 트인 곳으로, 서쪽에는 지리산 천왕봉, 북쪽에는 가야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산등성이 한복판에서 하늘을 날며 바라본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섬세하고 아름답다. 창문 너머로 보는 풍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생눈으로 마주하는 색감과 선명도, 얼굴을 스치는 바람까지 더해지니 현장감이 확 살아난다.
놀이기구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 하강은 직하가 아니라 회전하며 천천히 내려오는 방식이라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고 체감 난도도 높지 않다. 다만 운영 인력이 많지 않아 일부 인원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추억 여행은 좋은 힐링 방법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2004년 조성된 국내 대표 시대극 오픈 세트장으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암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220편의 작품이 만들어진 곳이다. 세트 곳곳의 물건과 공간을 보며 자연스럽게 각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추억에 잠겼다.
[거창·합천 문서연 여행+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혹시 대학도 그렇게 온 거니?…또 서울대서 집단 커닝, 결국 성적 무효 처리 - 매일경제
- ‘공무원의 꽃’ 사무관 승진 대상자였는데…13년전 ‘성 비위’ 의혹에 직위 해제 - 매일경제
- [속보] SK텔레콤 해킹피해 ‘1인당 10만원 보상’…소비자위 조정안 2.3조 규모 - 매일경제
- 광화문 지하철 역 앞까지 늘어선 줄…입소문 타고 전국에서 몰려온 ‘빛 축제’ - 매일경제
- “잘 때 ‘이것’ 절대 안돼요”…청력에 안좋고 치매위험 높인다는데 - 매일경제
- 품위있던 대통령, 뒤에선 쌍욕 달고 살았다…우아한 가면 벗겨진 백악관 [Book] - 매일경제
- 타보면 비싼 차 소용없더라...2000만원대 갓성비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 [CAR톡]- 매경ECONOMY
- “맞아서 고막 터지고 뇌출혈”…김주하, 전남편 외도·폭행 고백 - 매일경제
- “어른신 이제 운전 그만하시죠”…70세부터 운전 인지능력 급격히 ‘뚝’ - 매일경제
- ‘이럴수가’ 3000안타까지 382안타 남았는데…추운 겨울 보내고 있는 손아섭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