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AI 규제 방향은?…EU는 단계적 시행·일본은 자율 준수·미국은 혁신 우선
고위험 규제 적용 속도 조절하는 EU
일본은 비구속 가이드라인 중심 고수
미국, 연방 중심 규제 통합 움직임

2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AI 규제를 제정했지만, 최근에는 고위험 AI 규제의 상당 부분 적용을 미루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1월 ‘AI 법’의 핵심 조항 적용을 연기하고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일부 완화하는 이른바 ‘디지털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기업이 건강·안전·기본권 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AI를 사용할 경우 EU의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시점을 기존 내년 8월에서 2027년 12월로 늦추는 내용이 담겼다. 구글·애플 등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AI 규제가 자칫 자국 기업까지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EU가 규제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AI 추진법(Promotion Act)’을 중심으로 비구속·자율적 접근을 택했다. 일본은 그동안 기업이 AI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법률에 의한 규제보다는 가이드라인 등 자율 규제를 유도하는 소프트 로(soft law) 방식을 기본 방침으로 채택해왔다.
이번 법안 역시 일본의 AI 개발이 글로벌 수준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규제’보다는 ‘촉진’에 방점을 찍었다. 일부 규제 항목이 포함돼 있지만, 형사처벌은 배제하고 정보 공개나 시정 명령 등 비형사적 조치에 초점을 맞췄다.
그간 주(州) 단위 규제가 활발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연방 차원의 단일 프레임을 강조하며, 주 단위 AI 규제를 견제하려는 행정부 조치가 나타났다. 규제는 하나로 통합하되(원 룰북) 혁신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AI를 규제하는 주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50개 주의 규제 체제가 뒤섞인 누더기 대신 하나의 연방 표준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 AI 경쟁에서 손쉽게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들이 AI 산업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공화당의 정치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행정명령을 둘러싸고 지지와 반대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규제 방향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전 세계가 향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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