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말 결산②] 드라마 '대박' 터뜨린 넷플릭스의 독주
지상파들 중에선 SBS만 유일하게 웃었다
지속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우려 목소리도

2024년 콘텐츠 시장의 승자는 비교적 명확하다. 글로벌 OTT 플랫폼이 넷플릭스가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고, 지상파에서는 SBS가 확실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KBS와 MBC는 지난해에 이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역시 콘텐츠 시장의 키워드는 '빈익빈 부익부'였다.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2024년의 성적표는 단순한 한 해의 결과가 아니다. 눈에 띄는 건 넷플릭스의 대작 전략이 다시 한 번 적중했다는 점이다. 올해 대박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폭싹 속았수다'다. 공개 전부터 제작 단계, 캐스팅, 연출까지 화제를 모았던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직후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빠르게 잡으며 넷플릭스의 올해 최고 성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정서적 서사와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를 결합하며 한국적 감수성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여기에 '중증외상센터' 역시 넷플릭스의 안정적인 성과를 뒷받침했다. 의료 현장의 극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장르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호연을 앞세워 꾸준한 화제성을 유지했다. 자극적인 설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과 인간을 동시에 조명한 점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단순히 한두 편의 흥행작에 그치지 않는다. 막대한 제작비와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투자, 그리고 장르와 포맷에 대한 과감한 선택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기 시청률이나 국내 화제성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쌓아온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제작되는 드라마들이 넷플릭스로 향하는 쏠림 현상과 배우 고액 출연료 등이 문제시됐다.
지상파 중에서는 SBS가 상대적으로 웃었다. '나의 완벽한 비서'와 '보물섬' '사마귀' 등이 연이어 선전하며 체면을 세웠다. 특히 로맨스와 미스터리라는 비교적 안전한 장르를 선택하면서도 연출과 캐릭터에 변주를 준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SBS는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 드라마 브랜드의 저력을 일부분 입증했다.

tvN은 '신사장 프로젝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미지의 서울' '폭군의 셰프' 등 분기점마다 웰메이드 드라마를 배출하면서 복합 장르 영역에서 승기를 거뒀다. 특히 '폭군의 셰프'는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 기준 10주 연속 글로벌 시리즈(비영어) 부문에 랭크됐으며 2주 연속 1위에 올라 지난해 '선재 업고 튀어'의 흥행 여파를 이어갔다.
반면 KBS와 MBC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KBS는 기대작으로 꼽혔던 '은수 좋은 날'과 '트웰브'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과 상업적 성공 사이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MBC 역시 이렇다 할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하며 존재감이 옅어졌다.
국내 OTT 플랫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은 꾸준히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유지했지만,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는 부재했다. 그나마 티빙은 '친애하는 X'로 어느 정도 성과를 냈으나 쿠팡플레이의 '뉴토피아'와 웨이브 'S라인'는 기대에 못 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제작 편수는 늘었지만, 시장을 단번에 흔들 만한 킬러 콘텐츠는 부족했던 셈이다.
결국 2024년은 플랫폼 간 격차가 더욱 선명해진 해였다. 넷플릭스는 '폭싹 속았수다'를 필두로 대작 전략의 유효성을 재확인했고, SBS는 지상파 중 유일하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공영방송과 국내 OTT들은 투자 규모, 기획력, 화제성 면에서 한계를 보이며 드라마 시장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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