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미안, 학원 잠깐 끊으면 안될까?”…소비위축에 학원비마저 줄였다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5. 12.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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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이다.

전체 가구의 명목 소비지출이 1.3% 늘었음에도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이 0.7%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미혼 자녀 가구의 실질 소비 여력도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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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전년 동기대비 0.7% 줄어
2020년 4분기 이후 5년만에 첫 감소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골목. [한주형기자]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학원비가 가계 지출 조정의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는 41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약 5년 만이다. 사교육비는 2020년 한 해 동안 감소한 뒤 이후 18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학생 학원교육비는 초·중·고교생뿐 아니라 영유아와 재수생 등 이른바 N수생의 보충·선행학습 비용까지 포함하는 항목으로, 가계의 사교육 부담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코로나19 이후 식료품이나 주거비 등 필수 지출은 증감을 반복했지만, 사교육비는 소득 여건과 관계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 최근 전반적인 소비 위축 흐름 속에서 사교육비마저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68.0%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 하락은 가계가 지출을 보다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이들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666만1000원으로 5.3% 늘었지만, 소비지출은 453만2000원으로 증가율이 1.9%에 그쳤다. 전체 가구의 명목 소비지출이 1.3% 늘었음에도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이 0.7%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미혼 자녀 가구의 실질 소비 여력도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고소득층 2.9% 감소…월소득 400만원 가구 21%↓
사교육비 감소 폭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올해 3분기 월평균 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의 학생 학원교육비는 2.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월 소득 300만~400만 원 가구에서는 감소율이 21.3%에 달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교육비는 보통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 때문에 쉽게 줄이지 않는 항목”이라며 “고물가 등으로 가계가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이 결국 사교육 지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고소득층은 교육비 부담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중·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소득 격차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의 온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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