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터뷰] “외모 빼고 vs 달라붙어서”… 마블 매치서 이 말들이 나온 이유는?

[점프볼=잠실학생/정다윤 기자] 이날만큼은 내가 히어로…?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것이다. ‘만약 내가 영웅이 된다면’ 말이다. 마블과 같은 스크린 속 히어로를 보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겹쳐 본다.
그렇게 SK가 히어로 슈트를 입었다.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3라운드 맞대결은 ‘마블 매치(MARVEL MATCH)’라는 이름처럼 색다른 온도에서 출발했다. KBL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손을 잡은 협업이었다. 첫 마블 매치는 영화와 히어로의 색감이 관중석까지 번졌다.
SK는 스파이더맨 테마의 특별 유니폼을 착용했다. 붉은 색감은 팀 컬러와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경기 시작 훨씬 전 코트 한켠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자라나고 있었다. 개인 훈련에 나선 SK의 영건들 사이에서 농구보다 먼저 마블 이야기가 불이 붙었던 것이다.
2024년도 신인 김태훈(23, 189cm)과 2025년도 신인 안성우(22, 184cm)가 그 중심에 있었다. 두 선수는 홍대부고를 1년 차이로 거친 선후배 사이다. 같은 체육관의 공기를 공유했던 기억은 프로 무대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호흡은 빠르고 농담은 가벼웠다. 마블을 두고도 티격태격했다.

김태훈: 유니폼이 예쁘다. 마블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고, 영화도 잘 알려진 상징적인 브랜드다. 그런 마블이 KBL과 콜라보를 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신기했다. 그 이후로 우리 팀이 어떤 캐릭터를 배정받게 될지 궁금했다. 스파이더맨도 좋다. 우리 팀 컬러인 빨간색과도 잘 어울린다. 사실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블을 좋아해서 영화도 거의 대부분 챙겨 본다.

서로 닮은 마블 캐릭터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서 대화는 한층 가벼워졌다. 스파이더맨은 민첩한 신체 능력과 공간을 장악하는 거미줄, 그리고 위기를 감지하는 감각을 지닌 히어로다.
김태훈: (안)성우는 스파이더맨과 잘 어울린다. 성우는 손이 정말 크다. 공을 잡는 거 보면 손에 딱 달라붙는다. 징그럽다(?). 물론 장난이다(웃음). 성우랑 워낙 친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 있다. 홍대부고를 같이 나왔기 때문이다. 근데 맨날 달라붙고 귀찮게 한다. 나이츠 티셔츠 입고 오면 ‘이거 어디서 났어요? 저도 주세요’라고 한다. 나도 하나밖에 없는데…. 그래서 성우는 스파이더맨이다. 맨날 달라붙어서다(웃음).
반면 캡틴 아메리카는 초인적인 신체 능력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방패 하나로 전장의 균형을 지키는 히어로다. 원칙에 충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형이다.
안성우: 김태훈 형은 캡틴 아메리카다. 되게 책임감 있고 잘생겼고 후배들을 정말 잘 챙겨 준다. 선배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한다. 또 캡틴 아메리카는 정의로운 이미지 아닌가. 태훈이 형은 정의의 대명사다. 아, 얼굴 닮았다고 한 건 취소하겠다. 별로 닮진 않았는데 그냥 형의 성격과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갖고 싶은 능력이 있는지 묻자 안성우는 “솔직히 날아다니는 건 말이 안 된다(웃음). 헐크의 운동 능력과 점프력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김태훈은 “그건 너무 현실적이지 않다. 나는 캡틴 아메리카나 스파이더맨의 민첩성을 갖고 싶다. 그중 스파이더맨이 빠르니까 그렇게 되고 싶다”며 맞불을 놨다.
홍대부고 듀오의 다음 장면은 코트 위에서 그려지고 있다. 악착같은 수비와 필요할 때 들어가는 3점슛 한 방이 공통분모다. 김태훈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한 조각이었고, 안성우는 이날(20일) 경기에서 중요한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승리(74-73)에 힘을 보탰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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