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신 못 차렸네”…쿠팡 벼르는 국회, 청문회 또 연다는데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2025. 12.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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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하루아침에 유출됐다.

기업을 설립한 이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이 있다"며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국회 청문회가 맹탕이란 지적이 나온 데 따른 조처다.

쿠팡을 향해 정부와 여당이 칼을 뽑아 든 건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청문회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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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사례와 대조되는 쿠팡
허수아비 세우고 김 의장 불출석
국회는 연석 청문회, 정부는 TF
여야, 한목소리로 쿠팡 대응 지적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실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 사고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핵심 증인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한주형 기자]
국민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하루아침에 유출됐다. 기업을 설립한 이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이 있다”며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질문하는 자리에는 취임 일주일 차 외국인 임시 대표가 출석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외국인 대표는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며 중요한 질문마다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미국 기준으로는 관련 법 위반이 아니다” 등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했고, ‘허수아비’라는 정치권의 비판까지 자아냈다. 이커머스 선두 주자를 자부하는 쿠팡의 실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유관 상임위원회가 총동원되는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국회 청문회가 맹탕이란 지적이 나온 데 따른 조처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실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 사고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핵심 증인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한주형 기자]
당초 여당은 국정조사를 검토했으나, 준비에 한 달여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연석 청문회로 대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문제는 적시성이 필요한데 청문회를 하면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설명이다.

여당이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하자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8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쿠팡 사태 범부처 대응 방향’을 긴급 안건으로 올렸고,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결론 냈다.

TF는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을 팀장으로 과기정통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국장급으로 꾸려진다. 내주 중 곧바로 첫 회의를 열고 조사·수사 과정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쿠팡을 향해 정부와 여당이 칼을 뽑아 든 건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청문회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초 국회는 김 의장에게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하고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쿠팡 물류센터 안으로 새벽 근로자들이 근무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최예빈 기자]
또 김 의장 대신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와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 외국인 증인들은 김 의장과 선 긋기에만 급급했다. 미적지근한 사과, 시간을 끌거나 회피하는 식 발언이 여야 모두의 분노를 샀다.

로저스 대표의 경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김 의장의 불출석 사유를 묻는 데 대해 “답변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고 답해 지적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청문회를 영어 듣기평가로 만들었다”며 “국회 역사에 깊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쿠팡의 대응이 2018년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미 의회 청문회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직접 출석해 사과한 것과 대조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골적인 국회 무시”라고 일갈했다.

제22대 국회 개원 후 여러 현안을 놓고 민주당과 평행선을 달려온 국민의힘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무위 차원에서 김 의장을 국회 증언·감정 법률 위반(불출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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