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윤영미 기자 2025. 12. 21. 08:00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전일빌딩245에 갔다. 새삼스러운 소시민으로 중년을 넘어가고 있다. 간간이 진눈깨비가 날렸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흩날리는 진눈깨비보다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리는 따뜻한 함박눈으로 살자. 잠 못 든 이에게 편지가 되고, 상처난 이에게 새살이 되는 그런 사람으로 살자.
정훈탁/광주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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