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교환이 말하는 사랑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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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장르물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구교환이 첫 멜로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 분)와 정원(문가영 분)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지나간 시간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 대해 "멜로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이자, 꿈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사랑과 이별의 시간을 통과하는 청춘 '은호'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Q. 첫 시사회 후 언론과 관객 반응을 접한 소감이 어떤가.
신난다. 늘 생각하는 건데, 영화는 관객을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 같다. 관객분들이 각자의 세계 안에서 은호와 정원을 새로 탄생시키고 있다고 느낀다.
Q.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좋은 이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느꼈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두 사람이 잘 이별했으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Q. 장르 영화에서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멜로 출연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태도는 늘 같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보다는, '은호'라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다. 관객들이 보면서 '아, 나도 사랑해 봤는데,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데' 이렇게 공감하며 볼 수 있도록, 거짓 없이 진심으로 연기했다.

Q. 감정 연기는 어떻게 접근했나.
현장에서 리허설을 많이 했다. 동선과 대사는 정확히 가져가되, 감정은 즉석에서 마주하는 방식으로 연기했다. 엔딩 신에서 은호와 정원이 서로 마주 보고 오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촬영 직전까지 그렇게 울 줄은 몰랐다. 감정 연기에 있어서는 문가영 배우와 김도영 감독의 지분이 정말 크다.
Q. 현장에서 상대 배우(문가영 분)와는 어떻게 호흡했나.
문가영 배우는 장면을 설계하는 능력이 뛰어난데, 또 언제든 그 설계를 무너뜨리면서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감정을 전환하는 능력이 놀랍다. 첫 로맨스였는데 정말 좋은 상대를 만나 감사하다.
Q. 은호와 본인이 맞닿아 있다고 느낀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은호는 잘 팔리지 않지만 본인만의 철학이 분명한 게임을 끝까지 만든다. 나 역시 만들어지지 못한 시나리오들이 많았다. 실패해도 계속 나아간다는 점이 서로 닮았다. 이 영화가 멜로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이자, 꿈에 대한 이야기인 이유다.
Q. 은호는 젊은 남성의 좌절과 열등감을 건드리는 인물이다. '무명 감독 구교환'은 힘들었던 시절을 어떻게 버텼는지 궁금하다.
'이건 가짜 실패다'라고 계속 되뇌며 스스로를 훈련시켰다. 실제로 제작되지 못했던 시나리오도 결국은 다른 방식으로 쓰이더라. 최근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걸그룹 에스파의 뮤직비디오 '리치맨' 작업에 10년 전에 썼던 시나리오의 오프닝을 활용했다.
완전히 무너져보기도 했고, 다시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실패를 거듭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실패는 없다'는 사실이다. 아픔에 함몰되지 않고,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도 오디션에서 떨어졌을 때도 결국 다시 작업했다. 멈추지 않는 게 중요했다.

Q. 은호처럼 실패를 타인에게 전가한 경험은 없었나.
나는 자책하는 타입이다. 샤워하면서 스스로에게 화를 낸다. 이 일은 크레딧에 내 이름이 남는, 남 탓을 할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고.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Q. '잘 헤어진다'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 사람이 진심으로 잘 되길,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은호 역시 누구보다 정원을 응원한 사람이다. 영화 안에서 두 사람은 좋은 이별을 했다고 생각한다.
Q. 20대의 사랑과 이별을 돌아본다면.
특별하지 않았다. 다들 하는 만큼 사랑했고, 이별했다. 개인사를 다 말하지 않아도,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을 거쳐온 것 같다.

Q. 영화에서 가장 공감했던 장면은 무엇인가.
은호와 정원이 서로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사랑은 '누군가의 자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더 많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Q. 연기와 연출, 무엇이 더 재미있나.
연기는 컷 소리와 함께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날 때 가장 재미있다. 그 장면 속에 존재했다는 감각을 느낄 때 쾌감이 든다. 연출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가 있다. 결국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 같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은.
스탠딩 코미디를 꼭 해보고 싶다. 정확한 구성이 필요한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해보지 않은 호러 장르도 궁금하다.
정효림 기자 jhli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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