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Z “이건 꿀꿀이 죽”…‘힙’한 메뉴서 놀림감으로 돌변한 이 음식 [오찬종의 매일뉴욕]

2000년대 뉴욕 외식 문화를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던 그의 퇴장은 미국의 소비 시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블룸버그는 이를 ‘런치 보울(Bowl) 시대의 종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스위트그린은 2007년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공동 창업자 3인(조나단 네만, 니콜라스 자멧, 나다니엘 루)은 학교 주변에 ‘빠르면서도 건강하고 맛있는’ 식당이 없다는 점에 불만을 가졌죠.
졸업 3개월 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30만달러를 빌려, 조지타운 근처의 아주 작은 건물(약 15평)에서 1호점을 열었습니다.
스위트그린은 단순히 샐러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팔았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 지역 아티스트의 작품 배치,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은 MZ세대에게 스위트그린을 들고 다니는 것이 일종의 ‘멋’으로 느껴지게 했습니다.


주가는 2025년 한 해 동안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최고가 대비 80% 가까이 하락하며 반의 반토막이 난 상태죠.
실적도 좋지 못합니다. 최근 3분기 연속으로 기존 지점 매출이 감소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9.4% 급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격적 확장세와 함께 스위트그린 메뉴의 품질이 떨어진 것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의 젊은 층은 보울 형태 음식들을 ‘힙’함의 대명사가 아니라 ‘슬롭(Slop, 가축 사료 같은 죽 형태)’이라 비하하고 있습니다. 대신 샌드위치나 타코 같은 ‘핸드헬드(Handheld, 손으로 들고 먹는)’ 음식을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보울 음식계의 기업 3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치폴레, 스위트그린, 카바(CAVA)는 올해 들어서 시가총액이 총 480억달러 증발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인들은 모든 재료를 한데 섞어 먹는 방식에 질린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울 하나에 $12~$15를 지불하는 것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위트그린은 올해 손으로 들고 먹는 메뉴를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기간 한정 $10 저가 메뉴 도입도 검토 중입니다.
치폴레는 매장 청결도를 개선해 ‘슬롭’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한정 메뉴 출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아직 차갑습니다. 오히려 브랜드 본질을 망치며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해 출시한 ‘감자칩 사건’입니다.
스위트 그린은 지난 3월 튀기지 않은 건강한 감자튀김이라면서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기름에 튀기는 대신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해 에어프라이어 방식의 튀김이었죠.
샐러드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고객을 잡고, 맥도날드 같은 전통적인 패스트푸드 고객층까지 흡수하여 ‘종합 외식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 신제품은 고객 경험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표메뉴인 샐러드는 1~2분이면 완성되는데, 감자튀김은 에어프라이어 조리 특성상 훨씬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샐러드는 이미 나왔는데 감자튀김을 기다리느라 줄이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도 낮았습니다. 기름에 튀기지 않다 보니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딱딱해지거나 눅눅해졌습니다. 오히려 ‘가벼운 건강함’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감자튀김이라는 ‘무거운 메뉴’와 충돌하며 브랜드 이미지만 모호해졌습니다. 결국 출시 5개월만에 다시 메뉴에서 퇴출당했죠.
과연 스위트그린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에 보울에 질린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맞출 수 있는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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