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보충제, ‘이것’에 재앙될 수도”...멸치·우유가 더 나은 이유

뼈 건강을 위해 칼슘 보충제(영양제)를 습관적으로 챙겨 먹는 사람이 참 많다. 특히 자녀나 손주들이 어른들의 골다공증을 우려해 이를 선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칼슘 보충제가 오히려 심장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하려고 먹은 칼슘이, 정작 뼈로는 안 가고 엉뚱하게 혈관에 쌓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칼슘의 역설'이라 부른다. 멸치나 우유를 먹을 때는 칼슘이 다른 영양소와 섞여 천천히 흡수된다. 그러나 고용량 알약 형태의 칼슘 보충제는 섭취한 직후 혈액 내 칼슘 농도를 급격히 높이는 '칼슘 스파이크' 현상을 빚을 수 있다.
보충제에서 한꺼번에 쏟아지는 칼슘, 혈관에는 '재앙' 될 수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이는 잔잔한 호수에 갑자기 댐물을 대량 방류하는 것과 비슷하다. 혈액 속에 넘쳐나는 칼슘은 갈 곳을 잃고 혈관 벽에 달라붙는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혈관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는 '혈관 석회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오래된 수도관 안쪽에 석회 가루가 눌어붙어 물길이 좁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딱딱한 혈관은 탄력을 잃고 좁아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칼슘 보충제보다는 천연식품으로 칼슘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칼슘의 왕' 멸치와 보통 사람들에겐 흡수율이 매우 높은 우유가 대표적인 천연식품이다.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마시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은 다른 식품으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칼슘은 콩·두부·참깨·브로콜리·미역(말린 것)·저염치즈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멸치 볶음의 조리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꽈리고추 멸치 볶음을 비롯해 견과류(호두·아몬드), 마늘·생강, 레몬즙·사과식초 등 멸치볶음이 대표적이다. 멸치를 그냥 볶아 먹는 것보다는 식초를 살짝 곁들이면 칼슘 흡수율이 높아져 '칼슘의 역설'을 극복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한편 고용량 칼슘 보충제의 위험은 대규모 연구 데이터로 확인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가 미국심장협회지(JAHA)에 발표한 연구 결과(2016년)를 보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장 동맥(관상동맥)에 칼슘이 쌓여 혈관이 딱딱해지는 '석회화' 위험이 2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충제가 아닌 음식으로 칼슘을 많이 섭취한 그룹은 혈관 석회화 위험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45~84세 성인 2742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한국인 대상 분석 결과…"보충제 복용 시 심혈관병 위험 15% 상승"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발표한 연구 결과(2022년)에 따르면 칼슘 보충제를 계속 복용하면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15%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충제가 혈액 내 칼슘 농도를 급격히 높여 혈관에 석회화를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량 칼슘 보충제가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지 《당뇨병 케어(Diabetes Care)》에 실린 연구 결과(2024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칼슘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면 심혈관병 발생 위험이 34%, 심혈관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때문에 혈관이 이미 약해진 상태에서 넘쳐나는 칼슘은 혈관을 굳게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약 43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다.
음식 속 칼슘이 안전하고 더 좋은 것은...'교통경찰' 비타민 K2의 덕분
그렇다면 왜 멸치와 우유 등 식품을 통한 칼슘 섭취가 훨씬 더 안전할까? 자연 식단에는 칼슘이 혈관으로 새지 않고 뼈로 잘 찾아가도록 돕는 보조 영양소가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타민 K2다.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발표된 연구 결과(2023년)를 보면 비타민 K2는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칼슘을 잡아 뼈라는 목적지로 안내하고, 혈관 벽에 잘못 주차(침착)하지 못하게 단속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의학 전문가들은 비타민 K2를 '칼슘의 교통경찰'이라고 부른다. 멸치나 우유를 먹을 때는 이런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혈관이 돌처럼 굳는 위험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까닭이다.
영양제 쇼핑 대신… '식단'과 '산책'이 먼저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무작정 영양제부터 사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루 우유 한두 잔과 멸치, 두부, 짙은 녹색 채소만으로도 칼슘을 안전하게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를 만들기 위해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며 걷는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병원에서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이미 처방받은 약을 마음대로 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건강 관리 차원에서 영양제를 고민 중이라면 이제 '약 병' 대신 '식탁'과 '시장 바구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뼈는 단단하게, 혈관은 부드럽게 유지하는 비결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혈관 석회화'가 이미 진행됐다면 어떻게 하나요?
A1. 석회화는 혈관이 돌처럼 굳는 현상으로 한 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석회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보충제보다는 식단으로 칼슘을 섭취하고, 비타민 K2가 풍부한 낫또나 청국장 같은 발효 식품을 챙겨 드시는 게 좋습니다.
Q2. 칼슘 보충제를 꼭 먹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2. 한 번에 고용량(500mg 이상)을 먹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용량이 적은 알약을 나누어 식사 도중이나 직후에 복용하면 혈액 속 칼슘 수치가 갑자기 튀어 오르는 '칼슘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Q3. 멸치를 조리할 때 참고할 팁이 있나요?
A3. 멸치를 볶기 전에 물에 살짝 담가 소금기를 빼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멸치는 칼슘 흡수율이 높고, 보충제와 달리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천연 칼슘제입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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