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직후 1위…한국형 SF의 가능성 보여주며 반응 터진 '재난 영화'

강해인 2025. 12. 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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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한국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영화가 등장과 함께 차트를 휩쓸었다.

19일 영화 '대홍수'가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영화 TOP 10에서 정상에 오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 작품은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SF와 재난물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대홍수'는 지난 9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 상영 이후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로부터 3개월 후 공개된 '대홍수'는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을까.

'대홍수'는 고립된 아파트를 무대로 극한의 상황을 전개한다. 물이 차오르는 닫힌 공간이 주는 압박감과 이에 반응하는 혼란스러운 인물들의 심리가 긴장감을 전한다. 이 작품은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노하우를 갖고 있는 김병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협박 전화를 받는 앵커와 테러범의 대결을 전개한 '더 테러 라이브', 지하 30M 비밀벙커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의 이야기를 담은 'PMC: 더 벙커'를 통해 김병우 감독은 닫힌 공간에서 인물의 심리를 밀도 있게 담아낸 바 있다. 특히, 데뷔작이었던 '더 테러 라이브'로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 등 많은 상을 받았고, 덕분에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전작에서 공간이 인물들을 고립시키는 기능을 담당했던 것과 달리 '대홍수'는 영화의 주제와 공명하며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아파트는 획일화된 크기와 구조를 갖고 있지만, 주인에 따라 가구의 배치가 다른 등 살고 있는 이들의 개성이 반영돼 있다. 이를 통해 아파트를 하나의 소우주처럼 보이게 연출했고 이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영화의 주제와 맞물려 '대홍수'의 서사를 더 강화한다.

김병우 감독은 이번 작품을 "재난 장르와 SF 장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두 장르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영화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대홍수'의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김다미의 연기 변신이다. '마녀'를 통해 맑은 이미지 속에서 잔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김다미는 이후 '이태원 클라쓰'(2020), '그해 우리는'(2021), '나인 퍼즐'(2025) 등의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김다미는 6살 아들을 홀로 키우는 엄마 역을 맡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제작보고회에서 김다미는 "모성애를 제가 느낄 수 있을지, 어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대홍수'에서 까다로웠던 점을 털어놨다.

김다미는 대홍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한 엄마이자, 이 재난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 자신이라는 믿기 힘든 현실을 감당해야 하는 안나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극에 몰입감을 높였다.

복합적인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한 김다미의 연출에 김병우 감독은 "안나는 '대홍수'의 거의 모든 것이다. 하나의 역할, 그 이상을 표현해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많은 정보량과 물리적, 심리적 부담에도 좋은 연기로 답했다"라고 김다미를 극찬했다.

영화의 마지막 관람 포인트는 대홍수를 실감 나게 표현한 기술력과 제작진의 노력이다. 물의 질감을 표현하는 것은 VFX 파트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으로 꼽힌다. 그리고 물에 잠긴 상황을 표현하는 것은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를 위해 '대홍수' 제작진은 다양한 물 재난의 형태를 시뮬레이션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모든 장면의 촬영 계획을 사전에 설계했다. 배우들 역시 치열하게 준비했다. 김다미는 촬영 전 수영과 스쿠버를 배웠고, 박해수는 프리다이빙을 배우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물속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대홍수'는 특별한 방법을 시도했다. 물 없이 스모그로만 가득 찬 스튜디오에서 물속에 있는 듯 연기해야 하는 '드라이 포 웻(Dry for Wet)' 촬영을 시도한 것. 이 작업은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배우부터 와이어, 카메라 등 모든 요소가 한 치의 오차 없이 합을 맞춰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공개와 함께 차트 정상을 밟으며 한국 SF 장르의 잠재력을 입증한 '대홍수'는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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