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구속영장 기각에도 국민의힘은 불안하다? [세상에 이런 법이]

이지연 2025. 12. 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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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내란중요임무종사자로, 비상계엄 선포 후 의원총회 장소를 수차례 변경 공지해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라는 혐의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민의힘이 추경호 전 의원의 영장 청구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논리가 국민의힘 정당해산 심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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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어.” 우리가 자주 하고 듣는 말. 네, 그런 법은 많습니다. 변호사들이 민형사 사건 등 법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 자화상을 담아냅니다.
12월2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같은 당 의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월3일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내란중요임무종사자로, 비상계엄 선포 후 의원총회 장소를 수차례 변경 공지해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라는 혐의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경호 의원은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정당해산으로 몰아가려는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구속영장이 기각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가 자칫 ‘정당해산’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정당해산은 어렵다. 헌법에서 정당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헌법 제8조 제4항). 이른바 위헌정당해산 심판제도이다. 위헌정당해산 심판제도는 ‘정당해산을 정당화’하는 제도인 동시에 ‘정당을 보호’한다.

헌법에 정당해산 규정이 없던 시절, 이승만 정부는 진보당 소속 조봉암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기소한 후, ‘행정명령’만으로 진보당이라는 정당을 해산해버렸다. 야당이 해산되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4·19 혁명 직후 개정된 1960년 헌법에서 정당해산 제도를 처음으로 규정해 그 요건을 엄격히 제한했다.

첫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어야 하고, 둘째 정부가 국무회의를 거쳐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을 제소해야 하며, 셋째 헌법재판소가 정당의 해산 여부를 최종적으로 위헌정당이라고 판단해야 정당해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엄격한 요건 때문에, 정당해산 절차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시절, 헌법재판소는 위헌정당심판을 통해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고,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을 상실시켰다(헌법재판소 2014. 12. 19. 선고 2013헌다1 전원재판부).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석기 전 의원 등의 행위가 일부 구성원의 행동이 아니라, 통합진보당을 장악한 주도 세력의 활동으로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이석기 전 의원 등은 경기도당 행사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주요 국가 시설을 점거하고 압력솥 폭탄을 만들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는 이유로 기소되었고, 대법원에서 내란음모죄는 무죄, 내란선동죄와 국가보안법은 유죄로 판단되어 징역 9년이 확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이석기의 내란음모죄를 정당해산의 주요 논거로 삼았으나 내란음모죄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해산은 최후의 수단

국민의힘이 추경호 전 의원의 영장 청구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 논리가 국민의힘 정당해산 심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석기 전 의원의 발언이 통합진보당의 활동으로 평가된 것처럼, 추경호 의원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행위가 국민의힘 활동으로 평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12·3 내란의 밤 이후부터 1년간 보인 행위들, 예를 들어 윤석열 탄핵을 방해하고, 일부 의원이 사법기관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는 듯한 행위는 분명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해산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2014년 11월25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에서 통합진보당 측은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민주주의는 좌에서 우까지 다양한 사상과 이념이 공존할 때 꽃피울 수 있다. 진보정당이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 긴 역사적 안목에서 이 사건을 판단해달라”고 주장했다.

부디 국민의힘이 극우정당의 노선을 버리고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돌아와 한쪽 날개를 책임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지연 (변호사)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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