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죽자 20대女에게 "멍멍멍"…직장 동료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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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에게 반복적으로 결혼과 임신을 강요하고, 반려견의 죽음을 비하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일삼은 가해자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높은 액수인 3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단독 정찬우 판사는 최근 원고 A씨가 전 직장 동료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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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친 아니면 결혼 못해" 수차례 비하
강아지 죽자 "임신해서 애 키우라" 조롱
법원 "임신 언급 자체가 성적 수치심 유발"
"장시간 반복에 반성 없어"…3000만원 배상 판결

직장 동료에게 반복적으로 결혼과 임신을 강요하고, 반려견의 죽음을 비하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일삼은 가해자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높은 액수인 3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특히 가해자가 이미 회사를 그만뒀어도 재직 시절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단독 정찬우 판사는 최근 원고 A씨가 전 직장 동료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 바로 옆자리에서 함께 근무하던 B씨는 2024년 8월경부터 당시 27살인 A씨에게 수차례 "나이가 많아 임신하기 어려우니 결혼에 목매야 한다""지금 남자친구와 결혼 안 하면 못 한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부서 회식자리에선 "A가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헌팅을 하고 다닌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괴롭힘은 사적인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이듬해 1월 A씨가 키우던 반려견이 죽어 슬퍼하자 B씨는 "강아지 말고 얼른 10달 동안 아이를 임신해 키우는 게 어떠냐 멍멍멍~"이라며 조롱했다. A씨가 울음을 터뜨리자 "우는 얼굴 구경 좀 하자"며 가해를 지속하기도 했다. 이후 A씨가 괴롭힘을 호소하자 직장 동료들에게 "직장내 괴롭힘,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과장했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3월 퇴사했다. A도 버티지 못하고 7월 퇴사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주변에 슬슬 결혼하시는 분들 계시지 않나요? 남자친구분이랑 오래 사귀었으면 결혼은 하실 건가요? 등의 발언을 했을 뿐 임신과 결혼을 강요한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강아지 발언 관련해서도 "더 울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헌팅 관련 발언도 "인천 앞바다로 놀러갔다고 하길래 장난으로 ‘헌팅?’이라는 한 마디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결혼과 임신은 성적 자기결정권에 따라 제3자의 관여 없이 스스로 비밀리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제3자가 성관계를 필연적으로 내포하는 임신 등을 언급한 것 자체가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가한 것이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으로 결혼과 임신을 언급한 것 자체가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B씨가 A씨보다 4개월 먼저 입사해 업무 경험이 우월했다는 점을 들어 "직장 내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괴롭힘을 가한 것"이라며 직장내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통상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위자료보다 높은 3000만 원이 책정됐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수차례 반복된 점 △피해자의 명백한 중단 요구에도 범행을 지속한 점 △"피해 사실을 과장한다"며 동료들에게 험담한 점 △소송 과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위자료를 책정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퇴사 상태라도 재직 중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민사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의 법적 책임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엄격하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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