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년기획-멘탈 관리법②]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한고운 작가 편

유시혁 기자 2025. 12. 2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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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은 내 삶의 안전벨트다.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있다면 퍽퍽한 삶도 견딜만 하지 않을까?

[우먼센스] 2년 전 서울을 벗어나 아무 연고 없는 강릉으로 무작정 내려왔다. 남편은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우리부부는 용감 무식하게 디저트카페를 시작했다.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조차 없는 우리가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이곳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을 하는 등 동분서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생전 해보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며 생기는 크고 작은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기댈 곳이 없어서 때로는 울적한 기분도 든다. 정신 없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다 보면 멘탈이 와르르 무너지는 일은 순식간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느끼는데, 요새 나의 모토는 조금 웃기게도 "대충 살자"이다.

매사 계획적이고 극강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향이지만 몇 번의 슬럼프와 번아웃을 겪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변했다. 모든 게 부질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삶인데, 나 자신을 다그치고 자책해봤자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차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을 선택하기로 했다.

일단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진다. 그리고 힘 빼고 살겠노라 다짐해본다. 정말 급하고 중요한 일 외에는 잠시 미룬다. 산적해있는 집안일을 잠시 흐린 눈으로 모른 척 덮어두고 오히려 집을 박차고 나간다. 잠시 한두 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한다.

경포호수를 한 바퀴 뛰고 올 때도 있고, 책 한 권 들고 근사한 오션뷰 카페를 가기도 한다. 이렇게 강제 휴식을 하고 오면 오히려 마음에 훨씬 여유가 생긴다. 설거지를 잠시 미뤄두고 아이들과 보드 게임을 하며 함께 웃고 즐기다 보면 절로 힘이 생긴다. 이렇게 축적된 힘을 발휘하여 후다닥 몰아서 밀렸던 일을 처리하곤 한다.

시간을 빈틈없이 알차게 보내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조금 손해 봐도 괜찮다고 생각해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매사에 완벽할 필요는 없다. 가끔씩은 '이 정도면 됐어', '지금까지 애쓰고 있어'라며 나 자신을 토닥거려 주기를.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도 있듯이 정 운동을 할 여력이 없을 때는 잠시 중단하기도 하고, 저녁밥 챙기느라 정신 없을 바에 반조리 식품이나 밀키트 등으로 적당히 때우며 에너지를 아낀다.

어떤 상황에도 너그럽고 유연한 태도로 임하다 보면 숨통이 트인다. 오히려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해서 '까짓 것,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번 해볼까?'라며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주방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거창한 계획 대신에 식재료 서랍장 딱 하나만 정리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작은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나는 앞으로도 내 자신을 아껴주면서 힘 빼고, 적당히 살아가려고 한다.

한고운 작가 사회생활 10년, 육아 경력 10년의 두 아이의 엄마이다. 육아를 통해 마주한 민낯을 한없이 자책했고, 슬럼프에 빠져 한동안 무기력감에 시달렸다.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반성하며 매일 조금씩 엄마로 성장하는 중이다. 저서로는 <엄마는 혼자 있고 싶다>(강한별)이 있다.

CREDIT INFO

글ㆍ사진 한고운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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