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누군가에겐 따뜻한 연말…'갈 곳' 잃은 유기견 30마리

정희윤 기자 2025. 12. 1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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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처음 본 사람도 잘 따르는 이름 없는 강아지는 이번 겨울, 머물고 있는 보호소를 떠나야 합니다. 지자체가 예산을 대서 운영하던 유기동물 보호소가 곧 문을 닫기 때문인데요.

갈 곳 잃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장 안에 있던 개는 사람이 다가가자, 얼굴부터 내밉니다.

꼬리를 흔들며 카메라를 툭툭 칩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 격하게 반기는 개들부터 가만히 쳐다보기도 하고, 구석에서 덜덜 떠는 개도 있습니다.

인천시가 인천시수의사회에 위탁해 운영되던 한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그동안 시는 한 마리씩 들어올 때마다 약 15만 원을 지원해 왔습니다.

일 년 치 사룟값도 안되지만, 귀한 돈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기 어렵다며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곳 개들은 갈 곳을 찾아야 합니다.

[아나주개 봉사자 : 인천에 살면서 많은 걸 바라진 않는데요. 이 광역시에서 이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게 이해가 안 가거든요.]

2년 동안 매주 두 번 이곳을 찾았다는 이 봉사자.

이 동물들이 어디서 지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갈 곳 없는 개들을 두고 집에 가는 것도 마음이 아픕니다.

[아나주개 봉사자 : 안 돼, 미안해. 이모 다음 주에 봐. 알겠지?]

보호소 폐쇄 소식이 알려진 뒤 그래도 소형견은 대부분 입양자나 임시보호자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중대형견은 맡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 년 가까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아이입니다.

이렇게 착하고 순한데 몸집이 계속 커진다는 이유로 이곳을 계속 지키고 있는 겁니다.

새끼 네 마리를 낳은 지 하루 만에 발견돼 새끼들과 같이 들어온 개, 이름은 '엄마'입니다.

자식들은 다 입양 가고 홀로 남았습니다.

엄마는 이곳을 안식처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전병철/인천시수의사회 소속 직원 : 절대로 어디 갈 생각도 안 하고 무조건 여기 들어 올 생각만 하는 안타까운 아기죠. 보호소를 집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데. 겁도 많고 덩치만 크고.]

몸집은 크지만, 직원한테 폭 안겨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강아지입니다.

보호소에 또 와봤습니다.

원래 이곳은 하루에 한두 마리씩은 꼭 들어왔다고 하는데, 오늘도 이렇게 어김없이 두 마리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꼬리를 천천히 흔들다가도 낑낑대기도 하고,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합니다.

직원들은 마지막까지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전병철/인천시수의사회 소속 직원 : 아기들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쉽지 않을 거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고수경/유기 동물 구조 23년 차 : 우리 국내에서 큰 개들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예요. 이번 예결위 때 시비 예산을 조금 받은 것 외에는 어떠한 대책도 마련된 게 없습니다.]

시는 연말까지는 유기견들이 머물 곳을 마련할 거라고 했습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새로운 지정 위탁 동물병원을 이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중·대형까지 보호가 가능한 동물병원을 알아보고 있고요.]

하지만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의 재정난으로 이렇게 갈 곳을 잃은 유기견만 수십 마리.

이제 연말이 10여 일 남았는데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영상취재 반일훈 영상편집 홍여울 VJ 박태용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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