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입 연 '콘서트 불륜' 美 여성… "살해 협박 50번 이상 받아"
"잘못된 선택 맞지만, 살해 위협받는 건 부당"
"'둘 다 별거' 알고 연애 감정… 그날 첫 키스"
NYT, "여성을 향한 공개적 망신 주기" 지적

"제 아이들에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정말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 실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위협에 처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말해 주고 싶습니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콘서트 도중 직장 상사와의 '백허그' 장면이 만천하에 드러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인 여성 크리스틴 캐벗.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캐벗은 이렇게 말했다. 스캔들이 터진 지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면서도, 그 이후 온갖 비난과 살해 협박에 시달린 건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캐벗의 솔직한 심경을 NYT가 장문의 기사로 전하며 붙인 제목은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있었던 여성을 향한 공개적 망신 주기(The Ritual Shaming of the Woman at the Coldplay)'다. 그가 저지른 잘못의 무게에 비해 너무 과도한 비난을 받았고, 일종의 '조리 돌림'에까지 시달렸다는 취지의 표현이었다.
"지나가던 행인에 '역겹다' 비난도 들어"
사건은 지난 7월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공연 도중 일어났다. 객석에서 콘서트를 즐기고 있던 캐벗, 그리고 당시 그의 연인이었던 앤디 바이런의 백허그 모습이 우연히 카메라에 잡히며 전광판에 생중계된 것이다. 화들짝 놀라 얼굴을 가린 두 사람의 모습은 '불륜'이라는 의심을 일으켰고, 이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1억을 돌파했다. 전 세계 언론에서도 '해외 토픽'으로 다뤘다. 바이런은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아스트로노머'의 최고경영자(CEO), 캐벗은 같은 회사 최고인사책임자(CHRO)라는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특히 캐벗은 졸지에 '승진을 위해 상사에게 꼬리를 치는 여자'가 돼 버렸다.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추수감사절 직전 컴벌랜드(미국 메릴랜드주의 광공업 도시) 부근에서 주유를 하다가 한 여성으로부터 "역겹다. 간통하는 것들은 공기를 마실 자격도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신상정보가 털리며 '협박'까지 가해졌다. 캐벗은 NYT에 "50~60통의 살해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수화기 너머로 "당신이 '마켓바스켓'에서 장 보는 것을 안다. 찾아가겠다"고 위협했는데, 실수로 자녀들까지 그 말을 듣게 된 적도 있다. 캐벗은 "아이들은 제가 죽을까 봐, 자기들도 죽을까 봐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부적절했지만… 승진·채용 영향 없었다"
캐벗이 인터뷰를 결심한 건 "침묵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난 잘못된 선택을 했고, 상사와 부적절한 춤을 췄다. 책임을 지고 그 대가로 나의 커리어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실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위협에 처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사실관계도 바로잡았다. 캐벗은 바이런과 자신이 성적 관계가 아니었으며, 둘의 사이가 승진이나 채용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아스트로노머에 CHRO로 입사했다. 이후 본인과 바이런 모두 '배우자와 별거 중'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고, 조금씩 연애 감정을 키워 가던 중이었다고 한다. 캐벗은 "(콜드플레이 콘서트에 간) 그날 밤 전까지는 키스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브룩 더피 코넬대 교수는 "비난은 (바이런이 아닌) 캐벗을 향했다. (사실상) 마녀사냥이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결혼 생활은 복잡하고, 이혼도 마찬가지"라며 "연애가 정확히 언제 시작되고 끝나는지 누가 알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직장 동료끼리 호감을 느낀다면, 언제쯤 상부에 그 관계를 밝혀야 하냐"라는 질문도 제기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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