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지 말라” 신호에도 ‘고재팬’… 중국 관광의 방향은 이미 바뀌고 있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2.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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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령 이후 첫 성적표.. 숫자는 버텼지만 흐름은 이미 이동 중이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 이동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른바 ‘한일령(限日令)’ 이후 첫 일본 관광 통계가 공개됐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예상과 달리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급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통계의 표면과 달리 중국 관광 수요의 방향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19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1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56만 2,6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일령 이후 중국인 관광이 즉각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흐름은 분명히 꺾였습니다.
10월 71만5,700명에서 한 달 만에 약 15만 명이 줄었습니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가 처음으로 멈춘 시점입니다.


■ 취소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

11월 수치가 전년 대비 증가한 배경은 여행 상품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항공과 숙박을 1~2개월 전 미리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 11월 중순에 발표된 자제령이 곧바로 통계에 반영되기 어려웠다는 분석입니다.

현장은 통계보다 먼저 반응했습니다.

일본 숙박 예약 플랫폼과 지방 관광 당국에 따르면 자제령 발표 이후 중국발 호텔 예약은 최대 50% 이상 줄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연말까지 예약 취소율이 70%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주요 항공사들도 일본 노선에 대한 무료 취소·변경 조치를 내년 초까지 연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 신문은 중·일 갈등의 영향이 12월 이후 통계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 중국 관광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을 피한 중국 관광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지 여행사와 예약 플랫폼에서는 최근 한국과 동남아, 일부 유럽 국가로 예약이 빠르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무비자 정책, 항공 접근성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은 대표적인 대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1~10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이미 지난해 연간 방문객 수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춘절과 연말 연휴를 앞두고 예약 증가세도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여전히 인기 있는 여행지이지만, 중국 관광객에게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라는 위치는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일본 관광은 다변화되고 중국은 분산 국면에 들어섰다

일본 관광시장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11월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는 351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방문객이 늘면서 중국 수요 감소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 관광객은 특정 국가에 몰리지 않고 가격과 접근성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분산시키는 흐름입니다.
일본과 한국, 동남아를 동시에 비교하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제주, 다음 목적지가 될 수 있나

이 같은 변화는 제주 관광에도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시장의 이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면, 제주는 반사이익에 머무를 것인지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것인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특히 일본 노선 회복과 중국 관광 분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서, 제주의 글로벌 접근성과 체류 경쟁력이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관광 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관광업계에서는 “한일령 이후 첫 통계는 중국인이 일본을 얼마나 방문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면서도 “그러나 그 이면은 이미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중국 관광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이동 중이며, 이 흐름을 어떻게 국내와 지역별로 선제적으로 끌어들이느냐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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