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이거 실화냐?" 안세영, 日 자존심 야마구치 '참교육' 시켰다... 11승 향한 소름돋는 질주

[파이낸셜뉴스] 더 이상 ‘천적’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일본 배드민턴의 간판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악몽을 선사하며 ‘왕중왕전’ 제패를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전설적인 기록인 ‘시즌 11관왕’까지 단 두 걸음만 남았다.
안세영은 19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야마구치에게 세트 스코어 2-1(14-21 21-5 21-1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지만, 안세영에게 ‘대충’은 없었다. 오히려 지독하리만큼 철저하게 상대를 무너뜨렸다.
특히 2세트는 충격 그 자체였다. 1세트를 바람의 영향과 범실로 내준 안세영은 2세트 시작과 함께 ‘각성’했다. 코트를 넓게 쓰는 특유의 수비와 날카로운 대각 스매시로 야마구치의 발을 묶었다. 스코어는 무려 21-5. 세계 랭킹 최상위권 대결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압도적인 점수 차였다. 야마구치가 고개를 저으며 전의를 상실할 정도로 안세영의 퍼포먼스는 완벽했다.
3세트 승부처에서의 집중력도 빛났다. 15-14, 살얼음판 리드 상황에서 안세영은 긴 랠리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기를 잡았고, 순식간에 6연속 득점을 퍼부으며 경기를 끝냈다. 과거 코리아오픈 등 중요 길목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야마구치에게 확실한 ‘서열 정리’를 마친 셈이다. 상대 전적도 16승 15패로 뒤집으며 우위를 점했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역사’로 향한다. 이번 시즌 이미 10승을 쓸어 담은 안세영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면,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승(11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일본 선수의 기록을 깨기 위해, 일본의 에이스를 제물로 삼은 것이다.
조 1위(3승)로 4강에 오른 안세영의 다음 상대는 랏차녹 인타논(태국)이다. 결승에 오르면 왕즈이(중국) 혹은 다시 만날 야마구치와 우승을 다툰다. 하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누가 올라와도 ‘안세영 천하’를 막기는 힘겨워 보인다. 항저우에 다시 한번 애국가가 울려 퍼질 준비는 끝났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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