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넘긴 노경은, 불후의 롤모델로

유새슬 기자 2025. 12. 19. 13: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SG 조병현·노경은·이로운. SSG 랜더스 제공

노경은(41·SSG)은 생애 두 번째, 그러나 가장 찬란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강속구 선발로 활약했던 노경은은 10년이 훌쩍 지나 리그 대표 중간계투로 투수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했다.

노경은은 2025시즌 35홀드를 올려 2년 연속으로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갈아치웠다. 리그 최초 3년 연속 30홀드도 달성했다. 올 시즌 77경기 80이닝으로 팀내 구원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3년 연속 70경기, 80이닝을 넘겼다. 평균자책은 2023년 3.58에서 이듬해 2.90, 올해는 2.14로 내렸다. 시즌 중 순위 다툼이 치열할 때 연투를 먼저 요청할 정도로 힘도, 자신감도 충분했다.

시즌을 마치고 KBO 홀드상과 선수들이 직접 뽑은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구원투수상을 받았다.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한 번쯤 꼽사리라도 껴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다”며 겸허하게 웃었다.

‘최고령 홀드왕’ 2연속 찍고 13년 만에 태극마크
의심하는 시선에 “오히려 자극” 자신감 바탕은
20대 후배들도 인정하는 ‘미친 자기관리 루틴’
“몸도 체력도 우리보다 좋다…배울점 많아”
김민·이로운 등 팀동료들 극찬, 이제 대표팀으로

42세가 되는 내년에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하는 국가대표팀 1차 캠프 명단에 오른 노경은은 2013년 이후 13년 만에 WBC 마운드에 다시 설 가능성이 커졌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 중간 투수들은 자주 등판할 수밖에 없다. 경험은 물론이고 내구성과 제구력을 모두 입증한 노경은은 류현진(38·한화)과 함께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노경은은 나이 때문에 기량을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경은이 잘 던질수록 그의 나이가 주목받는 건 ‘나이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놀라움보다는, 오랜 세월 놓치지 않은 자기 관리에 대한 경이로움 때문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똑같은 운동 루틴을 지키고 있다”고 한 그의 시간과 노력이 단단한 전성기를 빚어냈다.

최근 만난 SSG 필승조 투수들은 대선배의 옆에서 운동하는 것 자체가 공부라고 입을 모았다.

김민(26)은 “우리가 훨씬 어린데도 노경은 선배님의 몸이 더 좋다. 경기가 끝나고도 나는 너무 힘든데 선배님은 끝까지 운동하고 가신다. 그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아서 따라 하려고 했는데 몸이 안 따라주더라. 내년은 조금 더 따라가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제구력도 우리 팀 투수 중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로운(21)은 “선배님은 야구 도사다. 우리는 마운드 올라가서 모든 힘을 다 끌어모아 1이닝을 겨우 막고 내려오는데 선배님은 공 몇 개 쉽게 툭 던지고 내려오신다. 멋있고 부럽다. 배울 점이 너무 많다”고 했다. 조병현(23)은 “후배들이 잘 못 던졌을 때도 괜찮다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 말씀들이 큰 힘이 됐다. 팀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그 덕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표팀 어린 투수들도 노경은과 함께 뛸 기회를 잡는다. 앞서 노경은은 “구위 면에서 자신 있다. 몸도 잘 만들고 있다”며 “내게 마지막 국가대표일 수도 있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