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변호사가 파산 직전까지”…수임료 마다하고 대신 하고 있는 일

김성훈 2025. 12. 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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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하다.

완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등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그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었다.

박 변호사는 이를 언급하며 "그 도움을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던 차에 재심 사건 피해자들과 뜻을 모아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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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변호사[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하다. 완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등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그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었다.

그가 2년 전 피해자들과 함께 위기 어린이·청소년을 지원하는 장학재단을 차렸다. 이른바 ‘등대장학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 6억여원을 종잣돈으로 지난 2023년 6월 설립한 곳이다.

낙동강 살인사건으로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복역한 장동익 씨가 이사장으로 있으며, 다른 피해자들과 박 변호사 등 11명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장학회는 현재까지 100여명에게 2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박 변호사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학회 설립 이유에 대해 “재심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배상금 중 일부를 제게 수임료로 준다고 했는데 그게 액수가 적지 않았고 그 돈을 받으면 ‘돈 때문에 일했느냐’는 말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재심 사건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수임료를 제대로 받지는 않아 파산 직전까지 가는 등 경제적으로 곤궁한 사정이 몇 해 전 알려진 바 있다. 이에 그를 응원하는 이들이 포털사이트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를 언급하며 “그 도움을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던 차에 재심 사건 피해자들과 뜻을 모아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학금 지급 대상은 교사, 교육복지사,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을 통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어린이, 청소년을 추천받아 선정한다.

기억에 남는 장학생이 있는지를 묻자 박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후원 중인 학생 2명의 얘기를 꺼냈다.

박 변호사는 “경상지역의 교사로부터 시설에서 생활하는 학생을 추천받아 만났는데 그 학생은 자신과 같이 시설에서 자란 다른 반 친구도 도와줄 수 없는지를 내게 물었다”며 “그 학생은 친구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경우 자신의 몫이 절반으로 줄 수도 있는 것을 알면서 추천한 것으로 나누면 배가 된다는 것을 제가 배웠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장학금을 가급적이면 직접 지급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대신 추천자에게 전달해 추천자가 책임지고 집행하는 식을 선호한다.

박 변호사는 “추천자는 장학생을 찾는 일에 더해서 장학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살피는 일까지 한다”며 “이러한 훌륭한 일을 하는 추천자들이 더 많이 우리 장학회 문을 두드리도록 하는 게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재심 사건만 10여건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선고가 예정된 사건들도 있어서 지금은 변호사 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변호사와 장학회 업무) 두 일이 따로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제가 재심 사건을 진행하며 성과를 내보이면 거기서 진정성을 보시고 많은 추천자와 만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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