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와 맞선 소녀 퇴마사… 전통 무속과 촘촘한 연결[덕후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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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미래의 골동품 가게'는 남해 외딴섬 해말섬을 배경으로, 천 년 묵은 악귀와 맞서는 소녀 퇴마사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 8까지 계획된 장대한 서사는 구한말부터 현대까지 200년을 관통하며, 부천만화대상 대상과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실상부한 수작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작화이면서도 악귀들의 섬뜩한 형상은 매 화 '임산부·노약자 주의' 경고가 붙을 정도로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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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지키는 숙명을 지닌 초인물, 그것이 한국 무속의 후예라면?
2020년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미래의 골동품 가게’는 남해 외딴섬 해말섬을 배경으로, 천 년 묵은 악귀와 맞서는 소녀 퇴마사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 8까지 계획된 장대한 서사는 구한말부터 현대까지 200년을 관통하며, 부천만화대상 대상과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실상부한 수작이다.
세계관이 압도적이다. 작가는 국사편찬위원회 데이터베이스,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주역’, ‘화엄경’, ‘천예록’, ‘청구야담’ 같은 원전을 직접 찾아 읽었다. 덕분에 도깨비, 풍백, 삼신할미, 저승사자가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다. 지맥이라는 땅의 생명줄, 업귀의 눈을 속이는 호신부, 뿔의 개수로 나이를 나타내는 요괴 종족까지, 수많은 설정이 토속 전통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웹툰이 아니라 고전을 읽는 것 같다”는 독자의 평은 과장이 아니다.
주인공 미래가 이 묵직한 세계관을 이끈다. 부모를 잃고 저주받은 섬에 홀로 남겨졌지만, 두려움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 단단함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스승의 스승은 바리 만신이었다. 버림받은 공주가 저승까지 가서 부모를 살려낸다는 우리 서사무가 ‘바리데기’에서 이름을 딴 인물로, 한국 신화의 원형이 어떤 식으로 현대 서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그림체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작화이면서도 악귀들의 섬뜩한 형상은 매 화 ‘임산부·노약자 주의’ 경고가 붙을 정도로 강렬하다.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는 진지한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한다.
서양 오컬트나 일본 요괴물이 아닌, 우리 토속 신앙에 뿌리를 둔 이야기는 그 자체로 드물다. 작가는 “중국 도교나 일본 오컬트가 아닌 우리 고유의 토속 신앙에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한국의 무당, 귀신, 굿이 공포와 자극의 소재에 머물지 않고 깊은 서사의 토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야 만 것은 작가의 끈질긴 성실함이다.
진입장벽은 있다. 무속 용어와 한자 어휘, 빽빽한 정보량에 초반을 넘기지 못하는 독자도 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통과한 독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전통 무속이 이토록 매력적으로 되살아나 새 시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이 작품이 보여준다. 한국의 저력은 ‘환단고기’ 같은 위서로 자존심을 채워야 할 만큼 허약하지 않다.
전혜정 청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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