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도시' 지창욱 "제 필모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 시즌2는 생각해봐야 할듯"[인터뷰]

이유민 기자 2025. 12.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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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조각도시'서 살인 누명 쓰는 배달기사 박태중 역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지창욱은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극본 오상호, 연출 박신우)에서 인생의 밑바닥 중의 밑바닥까지 내몰린 박태중을 연기하며, 처절한 감정선과 육체적 소모를 동반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평범한 인물이 파괴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집요하게 그려낸 그의 연기는 캐릭터의 고통과 분노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에 '지창욱이 곧 장르'라는 반응과 함께,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창욱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작품과 연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조각도시'는 평범한 배달부였던 박태중이 거대한 조작에 휘말려 흉악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히면서 시작되는 범죄 복수극이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난 바닥에서 태중은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설계자의 존재를 깨닫고,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지창욱이 연기한 박태중은 특별한 능력이나 영웅성이 없는 '가장 보통의 인물'로, 끝까지 무너지면서도 인간성을 놓지 않으려는 캐릭터다. 복수의 끝에서조차 살인을 선택하지 않는 그의 방식은 '조각도시'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된다.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지창욱은 드라마 '조각도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점 자체에 의미를 두며 작품을 돌아봤다. 공개 이후의 반응에 대해서도 흥행이나 성과보다 촬영 과정에서 큰 사고 없이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무사히 잘 촬영을 마친 것에 제일 감사했어요. 사고 없이 마무리했다는 점, 그리고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는 것, 그 두 가지가 제일 좋았어요. 좋아해 주시고 많이 봐주셨다는 건 배우로서 그 이상 바랄 게 없죠."

'조각도시'는 영화 '조작된 도시'(2017)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물이다. 10년 전 영화에서 지창욱은 게임 세계의 천재 권유를 연기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 서 있는 인물 박태중을 맡았다. 다시 이 IP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그의 말에는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조작된 도시'가 벌써 10년 전 작품인데, 몇 해 전에 이 IP를 가지고 시리즈 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시대에 더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안해 주신 것 자체가 감사했어요.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같은 세계관이지만, 지금의 제가 연기하면 어떤 모습일지 자신도 기대가 되면서 부담도 됐어요."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지창욱이 연기한 박태중은 가장 평범한 인물에서 출발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던 배달부였던 그는 거대한 조작과 세력에 휘말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창욱은 박태중을 특정 영웅이나 특수한 캐릭터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사회의 평균적인 인물을 대표하는 존재로 설정했다.

"박태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사람이 어떤 세력에 의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이야기죠. 이 인물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그 감정을 시청자분들께 어떻게 이입시킬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그는 이 과정을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감정 연기뿐 아니라 조명, 촬영, 분장, 미술 등 모든 제작 요소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연기 외적인 도움도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었어요. 분량이나 조명 같은 것들도 그렇고요.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현장의 여러 요소가 합쳐져야 박태중이라는 인물이 완성될 수 있었어요."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조각도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교도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사와 액션이다. 교도소 탈출, 카체이싱, 맨몸 액션까지 이어지는 고강도 장면들은 지창욱에게 체력적·정신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그는 이번 작품이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촬영을 마쳤어요. 대신 액션 팀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위험한 장면들을 대신해 주셨고, 스턴트 팀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액션은 단 한 번도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어요."

교도소 장면은 특히 힘들었다. 반복되는 구타와 구르는 장면, 육체적 소모가 극심한 촬영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장면은 교도소에서 여덕수 패거리와 벌이는 액션 신이었다.

"그 장면은 5일 정도 찍었어요. 가장 길게 촬영한 액션이었어요. 카체이싱 장면도 여러 날 나눠서 찍었고, 촬영 감독님이 앵글을 잘 활용해서 원테이크처럼 보이게 만든 장면도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지창욱이 욕심을 낸 건 화려함이 아닌 '톤 앤 매너'였다. '조각도시'의 액션은 현실적인 리얼리즘과 만화적인 설정이 혼합된 형태다. 그는 이 이질적인 요소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액션을 위해 특별한 훈련을 했다기보다는, 이 작품의 액션이 어떤 결을 가져야 하는지 회의를 많이 했어요. 현실적인 액션이 아니라 만화적인 액션인데, 그걸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작품에는 양동근, 음문석, 이광수 등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지창욱은 이들과의 호흡에 대해 '든든함'과 '재미'를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양동근 선배님과는 처음 작업했는데, 캐릭터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모니터 뒤에서 보면 '사람 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 세서 재미있었어요. 음문석 선배는 사적으로 친해서 처음엔 웃음이 났고, 광수 형은 백도경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한다고 했을 때 든든한 아군 같았어요."

극 후반, 박태중은 끝내 요한을 죽이지 않는다. 복수극의 문법을 벗어난 이 결말에 대해 지창욱은 '그게 박태중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태중이의 마지막 복수는 요한을 죽이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게 태중의 방식이죠. 태중은 흙을 만지고, 죽은 식물을 살려내는 사람입니다. 그 설정이 엔딩까지 이어진다고 봤어요."

시즌2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솔직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제안이 온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다시 한번 고민해 보고 싶다고 했다.

"제안이 들어온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다만 너무 힘들어서, 조금은 고민을 해보고 싶어요. 당분간은 액션이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웃음)"

배우 지창욱. ⓒ월드디즈니 컴퍼니코리아

요즘 지창욱은 자신을 '가장 열정적인 시기에 있는 배우'라고 말한다. 곧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고 했다.

"요즘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인 시기인 것 같아요. 어릴 때보다 지금이 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시기라고 느껴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저 자신이 대견하기도 해요."

그에게 남아 있는 숙제는 여전히 '불안'이다. 그러나 그는 이 불안을 배우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일이 없어질까 봐, 잊힐까 봐 불안했던 적이 많았어요. 평가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불안함은 없어지지 않더라고요. 다만 그걸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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