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놀이터〉녹슬고 멈춰버린 시설에 '이용객 발길 끊겨'

정승우 기자 2025. 12.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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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패밀리랜드 현장 가보니
이용객 없는 한산한 놀이공원
팔 뽑힌 캐릭터·불안한 기계음
“아이들 안전 사고도 우려돼”
18일 광주 북구 패밀리랜드에 노후화된 놀이기구로 인해 이용객들의 발길이 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판영석 인턴기자

"사람은 없고 놀이기구는 너무 낡아 재미가 없어요. 놀이기구를 탈 때는 위험하게 느껴져 오히려 스릴이 있을 정도에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생용동에 위치한 광주패밀리랜드를 찾은 여고생이 놀이기구에서 내리며 보인 반응이다.

이날 패밀리랜드 입구는 방문객 한두명만이 보일 뿐 한산한 분위기였다. 매표소 앞에서 눈에 띄는 것은 날씨 탓에 운영하지 않는 5개의 놀이기구 목록이었다. 

본격 놀이기구가 있는 곳까지 바래다주는 '패밀리열차'에는 텅텅 비어있는 빈좌석이 대부분이었다. 줄줄이 이어진 패밀리열차에는 고작 4명만이 탑승했다. 아무리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광주·전남 최대규모 놀이시설이라는 게 멋쩍을 정도였다. 

놀이공원에 도착하자 이날 찾은 여고생들과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곳곳에서 보였지만 더욱 눈에 띄는 건 관리가 되지 않은 기구들이었다.

패밀리랜드의 인기 놀이기구인 바이킹의 경우 선두에 있는 한 캐릭터의 팔은 뽑혀있었고, 하늘을 나는 기구인 스타워즈도 작동하는 기계음에 오히려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반적인 부대시설도 오래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놀이 기구 대부분의 좌석과 안전바는 닳아진 상태였고 외관도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벤치와 기념사진 촬영판은 색이 바래 오랜 세월이 느껴졌다.

특히 이날 운행되지 않은 5개의 놀이기구에 청룡열차와 회전목마가 포함되면서 학생들은 아쉬워했다.
18일 광주 북구 패밀리랜드에서 노후화된 놀이기구로 시민들의 이용이 줄어든 모습이다. 판영석 인턴기자

광주시에 따르면 패밀리랜드 놀이공원 23대 중 절반 이상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설치됐다. 특히 청룡열차·바이킹은 약 34년 전인 1991년에 설치된 가장 오래된 놀이기구 중 하나다.

이날 패밀리랜드를 찾은 학생들은 노후화 된 시설과 부족한 놀이기구에 불만을 나타냈다.

문정여고 2학년 이가은·나화윤(18)양은 "놀이공원인데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놀이기구도 오래돼서 그런지 탑승하면 위험하다고 느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민서(18)양도 "올 때마다 꼭 타보고 놀이기구가 청룡열차인데 그동안 많은 방문을 하면서도 몇번 타지 못했던 것 같다"며 "패밀리랜드는 어린시절에 봤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거의 똑같은 것 같다. 새로운 놀이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밀리랜드를 찾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을 표출했다.

인천에서 온 김모건(36)씨는 "7살 조카와 함께 패밀리랜드에 처음 왔다. 아이들이 재밌게 놀기에는 많이 아쉬운 환경이다. 실내 공간도 없고 시설 노후화도 심해 아이들 안전도 걱정된다"며 "광주에는 놀 곳이 너무 없는 것 같다.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모(38)씨도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자주 왔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아이와 함께 다녀보니 걱정되는 것이 많다"며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디즈니랜드는 아이들이 즐길 곳도 많은데 광주의 대표 놀이시설인 패밀리랜드가 아쉽기만하다"고 말했다.
18일 광주 북구 패밀리랜드에서 한 놀이기구가 안전상의 문제로 운영이 중단돼 있다. 판영석 인턴기자